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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투자 심사역 조합 출자, 확산되나 에이티넘 이어 네오플럭스도···"재정적·정신적 부담" 반발

김동희 기자공개 2014-03-03 11:00:1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6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이 신규 설립하는 벤처조합에 직접 출자자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정책자금 지원보다 수익 확보에 무게가 실린 국민연금이 출자하는 조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펀드매니저나 핵심운용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책임투자를 강화하려는 유한책임사원(LP)과 출자금을 손쉽게 이끌어내려는 벤처캐피탈 경영진의 니즈가 일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선 투자 심사역은 재정적 부담이 늘면서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자발적인 참여가 아닌 반강제적인 형태로 출자 참여가 진행돼 반발하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정기출자에서 벤처부문 일반 운용사로 선정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는 조만간 결성하는 1200억~1500억 원 규모의 벤처조합에 심사역 등 임직원이 20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 당초 조합 규모를 1000억 원으로 예상, 2% 수준의 출자를 LP인 국민연금에 약속한 것이다.

에이티넘은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직원 일부를 제외하고 임직원 12명이 적게는 1000만 원부터 많게는 3억 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티넘은 지난 2011년 국민연금이 출자한 팬아시아 조합부터 임직원이 직접 출자에 참여했다.

네오플럭스도 투자심사역을 포함한 임직원이 신규 결성 조합의 출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작년 말 핵심운용인력인 맹두진 이사의 이탈로 국민연금이 출자 약정액을 삭감하면서 운용사(GP)의 출자액 확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시출자 운용사로 지정돼 500억 원의 출자 확약을 받은 네오플럭스는 최근 150억 원이 삭감된 350억 원을 받는 데 합의했다. 최소 조합 결성규모는 720억 원으로 네오플럭스는 이 가운데 15%인 108억 원을 직접 투자해야 한다. 심사역 등 임원진들은 GP 할당액의 일부인 20억~30억 원을 직접 출자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같이 투자심사역 등 임직원이 직접 출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LP와 벤처캐피탈 경영진의 니즈가 서로 부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P는 조합의 만기까지 핵심운용인력을 확보, GP의 책임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특히 벤처캐피탈의 잦은 인력 이탈을 막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성과 확보에 나설 수 있다. 투자의 책임감도 높여 문제 소지가 높은 기업이나 부정·불법적인 투자 행태를 막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 경영진도 핵심 인력 이탈을 방지하면서 LP의 출자를 손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심사시 운용인력의 직접 출자가 가산점을 받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오플럭스와 같이 페널티를 받을 경우 GP와 LP가 합의를 이끌어 내는 용도로 사용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일선 투자 심사역들은 불만이다. 출자 금액으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하는 데다 펀드 청산까지 이직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벤처캐피탈이 자발적 참여가 아닌 반 강제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출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회사가 책임지고 출자해야 할 부분을 직원들에게 떠 넘기는 셈"이라며 "심사역의 책임투자를 이끌어 낼 수는 있겠지만 재정적·정신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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