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호 상무. '관리의 스틱' 일등 공신 [2014 한국벤처캐피탈대상:중기청장상]전산시스템 '렛스피드' 개발 주도···심사역관리부터 기업정보까지 DB화
김동희 기자공개 2014-02-27 15:00:53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7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유명하다. 투자 심사와 리스크 관리부서가 완전하게 독립돼 있기 때문이다. 관리 부서가 투자심사의 보조 역할을 하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투사 의사결정 과정은 까다롭다. 딜 소싱에서 투자 결정까지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회계와 법무실사도 정교하게 진행한다. 피투자기업은 물론 해당 심사역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그만큼 실패의 위험은 줄어든다. 경영진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줄어 객관적이고 일관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스틱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 있다. 전산시스템 개발부터 투자리스크 관리체계까지 전반적인 경영관리 업무를 도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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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바로 벤처본부의 정근호 상무(사진)다.
정 상무는 지난 2005년 렛스피드(Letspeed)라는 전산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다. 경영진과 투자심사역, 관리직원들의 업무 편의를 높이고 투자기업의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시기 스틱은 덩치가 큰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 전사적으로 관리파트에 관심이 높았다.
당장 심사역들이 가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역의 근태관리에서 사소한 외출, 기업방문까지 모든 정보를 입력도록 했다. 기업을 탐방한 이후에는 방문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투자와 관련한 정보 교류 과정을 보고토록 했다.
특히 투자기업의 경우, 분기 단위로 받는 경영정보를 월 단위로 받도록 만들었다. 월단위로 실적을 파악해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직·간접적인 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처음엔 반발도 컸다. 피투자기업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심사역과 관리팀이 투자기업을 설득하고 교육해 지금은 거의 모든 투자기업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정근호 상무는 "유한책임사원(LP)들이 렛스피드 하나만 보여주면 출자에 대한 모든 의문을 해소하고 간다"며 "경영협의회나 투자기업의 사후 관리에도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했다.
지금은 DB에 남아있는 기업이 1000개가 넘는다. 간단한 재무제표부터 과거 실사자료, 지배구조까지 정보의 양도 방대하다.
최근 렛스피드를 활용한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다. 2005년 이후 투자 실패가 줄었고 수익은 늘었다.
스틱의 까다로운 투자심의위원회도 렛스피드와 시너지를 발휘했다. 스틱은 심사역들이 투자 기업을 발굴하면 본부 내에서 1차 스크린을 진행토록 한다. 간단한 보고와 발표로 자유롭게 의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세션이라 부르는 2차 투심위를 진행한다.
요약이 아닌 제대로 된 심사보고서 제출은 물론 질문도 날카롭다. 세션을 통과하면 회계와 법무실사에 들어간다. 실사보고서 발표 이후 3차 투심위를 진행해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모든 과정의 DB가 렛스피드에 남는다. 1차에서 탈락했다 해도 마찬가지다. 시장과 사업환경이 바뀌어 향후 다시 투자를 검토할 수 있거나 유사기업 투자에 참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상무는 "2차 투심위 이후 회계와 법무실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다 보니 벤처투자의 포트폴리오가 마 건전하고 우량하다"며 "LP들이 PEF투자인줄 착각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근호 상무는 렛스피드를 개발한 관리 경험을 토대로 벤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주목할 만한 투자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리스크관리의 베테랑이라는 명성에 흠이 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정근호 상무는 "초기부터 심사역으로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관리파트에 있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최우수지원상이라는 과분한 상을 주신 만큼 완벽하고 유능한 투자 심사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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