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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KT그룹, 조달 전략에 새바람 부나 [그룹조달&신용이슈]공모채 위주에서 유동화, 사모채, 장기 CP 등 조달 루트 다변화

이승연 기자공개 2014-03-04 13:50: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최대 빅 이슈어 (Big issuer)이자 최고의 신용등급 AAA를 보유한 KT가 올 초 불어닥친 연이은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의 검찰 조사, 자회사가 연루된 대출사기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진 가운데 실적 마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불리해진 공모 환경 탓일까. 그동안 공모채 비중이 컸던 KT그룹의 조달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T가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가 하면, 계열사도 사모채와 장기 CP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 'KT'덕분에 계열사도 '싱글벙글'…회사채 없어서 못 판다

KT5
참조:TheBell Plus

KT그룹의 지난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1조 3700억 원. KT가 9100억 원으로 전체 발행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KT캐피탈과 KT렌탈(AA-), KT텔레캅(A) 순으로 46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일괄신고 물량인 KT캐피탈의 채권을 제외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모든 물량이 청약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KT와 KT렌탈의 경우 신용등급이 투자 수요가 많은 AAA와 AA등급이지만 KT텔레캅은 A등급임에도 불구,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KT'라는 브랜드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KT3
참조:TheBell Plus

물론 KT렌탈과 KT텔레캅도 각각의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KT렌탈의 경우 지난 수년 간에 걸쳐 외형 확대가 이뤄지면서 명실상부 렌터카 업계 1위의 시장 지위를 자랑하고 있다. 2013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6444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역시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렌탈 자산이 늘어 차입금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2013년 9월 말 연결기준 총 차입 규모는 1조 4817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327억 원 증가했다. 사모사채 및 장기CP 발행이 늘어나면서 차입구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단기성차입비중은 2012년 말 30.7%에서 2013년 9월 말 17.3%로 크게 하락, 자금 조달의 안정성은 다소 개선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KT렌탈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KT텔레캅도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가 이뤄진 2008년부터 탄탄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계설비 등 투자 부담 대부분을 내부창출현금으로 충당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KT와의 긴밀한 사업적 연계를 통해서 외형 성장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KT 사옥에 대한 빌딩보안과 시설관리 사업 등을 담당하면서 KT계열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KT의 악재…계열사 전이 여부 '촉각'

KT그룹의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1조 4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KT가 절반 수준인 8401억 원을 차지한다. KT그룹의 최근 3년 간 회사채 발행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만기 물량에 맞춰 회사채 발행이 이뤄졌다. 올해 역시 만기 물량 수준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같은 2%대의 초저금리 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4월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5년물과 10년물을 각각 2.74%, 2.95%로 발행했다. 20년물의 발행금리도 3%대 초반인 3.17%로 발행했다. 하지만 1년 새 3년물 국고채 금리가 0.5%p가량 오른 데다 KT의 3년물 스프레드 역시 확대 추이를 보이고 있다.

KT3년물 스프레드
참조:KIS채권평가

연초부터 발생한 KT의 악재 역시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자회사 KT ENS는 거액의 대출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 이 와중에 국제신용등급마저 떨어졌다. 지난 4일 무디스가 KT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한 단계 내렸다. 지난해 S&P와 피치가 KT의 신용등급을 A-로 잇따라 떨어뜨린 데 이어 세번째다.

실적도 최악을 치닫고 있다. 지난해 60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통신업계 역사상 최대의 IT프로젝트로 주목 받아온 'BIT프로젝트'가 적자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KT는 해당 사업에 9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부실설계로 작동돼지 않았던 것. 결국 재설계에 들어가면서 투입된 자금 중 일부가 손실처리 됐다.

초저금리 발행은 물론이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의 투자자 모집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KT의 악재가 계열사의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KT텔레캅의 경우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가 없고 KT캐피탈도 일괄신고에 나선다는 점에서 KT 여파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렌탈의 경우 1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찾아오고 하반기 IPO를 추진하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

◇그룹 내 조달 전략 변화 속속 감지

악재를 의식한 탓인지 KT그룹의 자금 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T가 지난 27일 만기 도래하는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장기 기업어음(CP)으로 차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 측 역시 경제 상황과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차입 다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췄다.

최근 들어 단말기 할부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활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KT 단말기 ABS 채권 발행 규모는 2조 6761억 원으로 처음 발행에 나섰던 2012년 물량(2조 7171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ABS 발행의 경우 단말기할부채권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넘김으로써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KT의 관련 유동화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KT의 부채비율은 단말기 할부채권을 발행하기 전인 2011년 125.5%에서 지속적으로 감소, 지난해 9월 118%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차입 구조 다변화는 사업 특성상 자금 조달이 잦은 KT렌탈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KT렌탈은 지난 2012년까지만해도 공모채 발행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금호렌터카와의 합병 이후 늘어나는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CP와 사모사채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장기 CP 발행 규모는 4000억 원, 사모사채는 2570억 원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벌써 500억 원의 자금을 기업어음으로 조달했다. KT렌탈 관계자는 "조달 시점의 상황에 맞춰 공모채, 사모채, 장·단기 CP등 조달 전략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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