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만도 사장 특명 "재무전략 다시 짜라" 차입 구조 장기화 전략 통한 유동성 확보 목표
양정우 기자공개 2014-03-04 08:25: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8일 16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1월 경 만도 코퍼레이트 파이낸스 센터(Corporate Finance Center)의 한 집무실. 김경수 만도 사장(사진)과 김만영 센터장 등 재무 라인 사이에서 기존 재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금 미스 매칭 리스크를 덜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차입금 만기 구조를 장기화해야 한다는 게 핵심 골자였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파와 올해 업황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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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는 매출처인 현대자동차그룹과 매입처인 협력사들 사이에서 자금을 수급하는 데 미스 매칭이 생겨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는 매달 15일부터 28일까지 납품 대금을 받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결제일은 매달 말일에 몰려있다. 15~28일까지는 돈이 남지만, 협력사에게 지급한 후부터 14일까지는 자금 부족에 시달렸다. 이 때마다 초단기 자금을 통해 운영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경영 환경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사정에 대한 불확실성도 경영진을 자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캐시플로우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에 자금 수급을 다소 타이트하게 운영해왔다"라며 "하지만 윗 선에서 이제는 재무 전략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만도의 새로운 재무 전략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만도는 지난해 말 금융권에서 3500억 원을 장기차입금으로 끌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했다. 산업은행이 500억 원에 가까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만기는 3년 이상이며 금리는 대부분 4% 안팎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가 수천억 원 가량의 거액을 국내 금융권에서 한 번에 빌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라그룹의 경우 만도가 아닌 다른 계열사들이 주요 고객이다"라며 "만도는 신용등급이 AA 부근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차입 마진이 남지 않을 뿐더러 현금흐름이 워낙 좋은 기업이라서 대규모 거래가 드물다"고 말했다.
재무 전략의 또다른 방편으로 지난해 12월 1200억 원 가량의 회사채도 찍어냈다. 3년물 410억 원, 5년물 100억 원, 7년물 690억 원 등이다. 본래는 10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200억 원을 증액했다. 계획보다 3·5년물 물량을 줄이고 7년물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만도의 새로운 재무 전략에 따라 주요 재무지표는 가시적인 변화가 두드러졌다. 우선 현금과 현금성자산의 총액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7183억 원 보유해 전년 2145억 원의 3배가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현금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을 주로 회사채와 장기차입금에 의존하면서 차입금 구조를 장기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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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관계자는 "현금을 3000억 원 가량 보유한다는 스탠스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에 재무 전략을 바꾸면서 자금 미스 매칭에 따른 리스크를 떨궈냈고, 향후 인수합병(M&A) 등을 진행할 때도 한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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