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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PE, 테크팩솔루션 '기웃'‥효성PET 운명은 '성장성' vs '안정성' 이견‥공개매각 전환 가능성도

이재영 기자공개 2014-03-10 08:41:59

이 기사는 2014년 03월 04일 1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회사 스탠다드차타드 PE(이하 SC PE)가 테크팩솔루션 매각 본입찰 참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효성PET사업 매각이 공개입찰로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SC PE는 최근까지 효성과 진행 중이던 PET사업 매각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효성 측과의 가격 차이가 주된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 효성은 KDB산업은행 M&A실을 매각주관사로 선정, 공개매각 방식으로 PET사업 스핀오프를 진행하려 했으나, 막판 SC PE에 배타적(Exclusive) 협상권을 부여해 프라이빗 딜로 선회했다. 그 까닭은 당시 SC PE가 제안한 가격 때문이었다.

당초 5000억 원 수준의 거래금액을 예상했던 효성은 SC PE와의 단독협상을 통해 최대 4500억 원 선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세실사를 마무리 지은 SC PE가 최종 제시한 거래금액은 4000억 원 초반대였다. 대략 300억~400억 원의 가격 갭이다.

SC PE는 상세실사를 진행할수록 효성 PET사업의 인수매력이 기대보다 못한 것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 성장성 낮고 경쟁 치열한 음료 패키징 시장 속 효성PET사업

SC PE가 효성이 기대하는 가격 수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보는 근거는 한마디로 '성장성(growth potential)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효성PET사업은 2011년까지 매년 400억 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에비타를 기록해왔으며, 최근 12개월 기준 에비타 또한 400억 중반대다. 2012년 542억 원의 에비타를 반짝 달성했지만 경상적인 이익 증가가 아닌, 당시 세계적인 원재료 칩 가격 하락으로 인한 단기적 반사이익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결국 2013년 에비타 최대치는 평년 수준을 조금 웃도는 450억 원 언저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또한 상세실사를 통해 SC PE가 확인한 조정 에비타는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당초 매각주관을 담당했던 산은M&A실은 2013년 추정 에비타를 466억 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 마무리한 무균충전방식(Aseptic) 설비 증설(3억 병 규모)을 위한 600억 원 규모의 CAPEX가 과연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효성은 이로 인한 프리미엄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SC PE는 PET사업 가치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무균충전방식 PET의 경우, 전체 물량을 기반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음료 업체들이 해당 소요가 있을 때마다 원료를 사와서 효성 측에 용기 제작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증설한 설비로 인한 매출확대를 당장에 장담할 순 없는 부분이다.

음료 패키징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음료 시장과 궤를 같이 한다. 안정적 현금창출은 가능할 수 있지만 큰 성장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최근에는 메이저 음료 업체들이 잇따라 패키징 관련 사업을 내재화하고 있고 관련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 향후 물량 확대도 쉽지 않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자체 설비 내재화는 물론 그룹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의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균충전방식 패키징의 주 매출처인 차음료 시장의 선두주자 광동제약은 지난해 효성PET사업부와 판매단가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자체 설비 구축에 뛰어들었다.

무균충전방식은 효성이 2007년 국내 처음으로 일본서 설비를 들여와 시작해 그간 선발주자로서 이익을 누려왔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크게 없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당장에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론이다.

◇ SC PE와 최종 협상 결렬 시 공개매각 선회할 듯

하지만 효성은 동종업계 내 높은 영업이익률 및 시장점유율 등을 근거로, PET사업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캔, 유리병 등 향후 PET로 대체될 시장이 분명하고, 현재 전체 음료 소비량 기준 53%의 비중을 차지하는 PET병도 내용물 안정성과 소비자 선호 증가 등으로 특수 PET 대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효성의 무균충전방식 PET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존하는 까닭이다.

다만 잠재적 원매자로 거론됐던 삼양사, 롯데알미늄, 코오롱플라스틱 등 동종업계 경쟁자들은 효성PET사업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며 공개매각의 흥행은 아직 점치기 어렵다.

더욱이 테크팩솔루션 매각 일정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효성PET사업 매각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팩솔루션 매각 주체인 MBK파트너스는 자문사인 메릴린치를 통해 입찰을 진행 중에 있다.

동종업체인 효성PET사업과 테크팩솔루션은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대(5000억 원)도 비슷하다. 다만 테크팩솔루션은 PET 외에 병, 보틀캔 등 음료 패키징 산업 내 다양한 프로덕트를 보유 중이며, 효성PET사업은 월등히 우수한 수익성이 주무기다.

M&A업계 관계자는 "금명간에 효성과 SC PE는 다시 한 번 가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협상 최종 결렬 시, 효성은 막바로 공개매각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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