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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골목 상권' 다시 파고드는 이유는 대형마트 제약 속 편의점 대거 확대...사업차별화 명분 '변종' 시도

장소희 기자/ 신수아 기자공개 2014-03-11 08:07:59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0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신규 편의점을 출점하며 다시금 몸집 불리기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비교적 뒤늦게 시장에 진입해 점포수가 적다는 점을 활용, 편의점 사업으로 동네 상권을 다시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면서도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높일 수 있어 '변종'이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총 42개 영업점을 신규 출점하며 편의점 사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6곳, SSM은 14곳만 신규 출점이 이뤄졌다.

홈플러스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출점을 가속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편의점 사업에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롯데, GS 등 다른 유통업체보다 비교적 뒤늦게 편의점 '365플러스(구 홈플러스365)'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점이 54개에 불과해 전국에 7000여 개의 영업점을 보유한 상위업체에 비하면 아직 사업 초기 단계다.

기존에 주력하던 대형마트와 SSM의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것도 편의점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 계기 중 하나다. 공식적으로 올 한해 두 채널에 대한 출점 계획 조차 없는 상태다.

대형마트의 경우 출점에 소요되는 비용이 커서 신규 출점에 제약이 많다. 특히 대형마트 사업이 시작된 지난 1990년대에 비해 점포 부지 확보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 주요 도심 거점을 중심으로 출점이 이뤄져야 해 적당한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이 어렵고 세일 앤 리스백(sale&lease back) 등 기존 점포를 효율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영등포점, 경기도 부천점 등 4개 영업점을 이지스자산운용에 6066억 원에 매각했다. 이를 홈플러스가 임차료를 주고 재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2012년 초에도 안성에 있는 신선물류서비스센터를 KTB자산운용에 937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향후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영업점 매각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SSM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한 규제로 출점 제한요소가 많다. 대형마트에 비해 점포규모가 작고 가맹사업도 할 수 있어 출점이 더 용이할 것으로 봤으나 '대기업이 동네슈퍼마켓도 한다'는 비난을 이기지 못해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상품공급점이 변종SSM이라는 이름으로 도마 위에 올라 'K마트'로 운영하고 있던 상품공급점 사업확장도 어렵게 됐다.

반면 편의점 사업은 가맹점 위주로 점포 확장에 나설 수 있어 홈플러스가 사회적 비난을 피해 다시 골목 상권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주와 비용을 분담하니 직영점 출점에 비해 자본 소요는 적고 상품 공급 대상이 늘어 홈플러스의 바잉파워는 커져 일석이조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사업을 하던 기업이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바잉파워가 더 커진다"며 "그 까닭에 유통기업들이 출점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잉파워가 커져 가격 경쟁력을 얻으면 할인점에 가까울 정도로 할인행사에 나설 수 있다. 담배나 음료 등 간단한 상품판매에 의존하던 편의점이 마트에 버금가는 할인 상품을 갖추고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홈플러스 마트에서 판매하는 PB(Private Brand), PL(Private Label) 상품 판매까지 이뤄지면 사실상 슈퍼마켓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홈플러스가 365플러스 가맹유치에서 이런 점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편의점업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 편의점에서 홈플러스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상품과 신선식품까지 판매하면 변종SSM과 다를게 없다"면서 "홈플러스가 갑자기 편의점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고 지적했다.

365플러스 사업본부 관계자는 가맹 유치 설명을 통해 "평균 45개에서 50가지의 주요 제품을 상시 10~20% 할인해 판매할 수 있고 홈플러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PB제품도 편의점을 통해 판매가 가능하다"며 "아직 매장수가 많지 않지만 점차 인지도를 쌓아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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