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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무늬만 편의점'…피할 수 없는 '변종' 논란 산업분류표 '애매한' 기준 이용, 사실상 SSM 사업 확장

신수아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4-03-12 08:28:05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 업태를 정의한 표준사업분류표의 허점을 파고 든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 '365플러스'를 사실상 소규모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협회에 등록 돼있지 않은 365플러스는 편의점 출점 기준에 맞춰 신규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는 한편 상품 구색은 SSM과 비슷하게 꾸리고 있어 또 한번 '변종SSM'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유통 업태를 정의하는 '표준사업분류표'의 허점을 이용, 편의점 365플러스 출점의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통 업태의 분류 기준은 '한국표준사업분류'를 따르고 있다. 관련 분류에 따르면 편의점은 '단일 경영주체가 일정한 시설(165~3000㎡)을 갖춘 매장에서 종합상품 체인 공급업자와 체인계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운영에 필요한 식료품 및 담배위주의 각종 상품을 계속적으로 공급받아 24시간 판매(소매)하는 산업활동'으로 정의된다.

산업통산자원부 관계자는 "해당 규정에 부합한다면 사실상 이는 '편의점'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이는 역으로 영업 시간과 규모의 규정만 지킨다면 소규모 SSM 형태의 제품 구성과 판매 방식을 일부 차용한다고 하더라도 편의점으로 등록할 수 있는 '허점'이 생긴다는 의미기도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2년 경 편의점 협회 등에서 유통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365플러스의 업태를 편의점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으나 당시 365플러스는 편의점이 아니라고 판단했었다"며 "상품구성과 신선식품 비율 등을 감안했을 때 변형된 형태의 SSM이라고 결론 지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을 유사 SSM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나 조항이 없어, 유통 업체들의 왜곡된 채널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365플러스는 정부의 규제를 교묘하게 벗어난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마트와 대기업 SSM이 영업시간과 추가 출점 규제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 365플러스가 '소규모 SSM' 형태의 기존 채널을 보완하는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실제 2012년부터 각 지자체별로 24시간 영업이 금지되고 있다. 또한 상품공급점 형태의 SSM은 직영점과 가맹점 출점 모두 지역 상권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친다는 상권 분석 하에 출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0개 미만의 점포를 보유한 체인형편의점의 경우 출점을 규제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유통 채널 사업만을 영위하는 홈플러스 입장에서 현재 '편의점'은 출점을 견인할 수 있는 손쉬운 창구인 셈이다. 실제로 365플러스는 지난 한 해 가맹 사업으로만 총 42개의 매장을 늘렸고 올해 1, 2월에만 24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유통 업계의 M&A관련 업무에 종사해 온 IB업계의 관계자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 기업과는 다르게 사업 다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편의점이라는 이름을 빌어 자체 PB상품의 재고를 소진하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바잉파워를 높이기 위한 방편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변종'으로 지목되는 요인이 오히려 홈플러스 편의점 사업에 탄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365플러스는 주요 제품을 상시 할인판매하는 것은 물론, 홈플러스 대형마트 체인과 SSM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PB·PL상품을 편의점을 통해서 판매할 수 있어 가맹 유치에서 인기를 끌었다. 1차 신선식품과 대규격 제품의 판매 비중이 여타의 편의점 체인 보다 높다는 점도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홈플러스 유통 체인과의 연계성은 가맹 사업자 유치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유통 업계 관계자는 "출점은 유통 사업의 핵심"이라며 "골목 상권과 상생을 위해 만든 규제를 이 같이 '꼼수'를 통해 피해 간다면 제2, 제3의 변종 편의점 출현도 가능해 유통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365플러스는 편의점으로 분류된 업태"라며 "기존 편의점 사업자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일 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9차_힌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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