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3월 14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 초반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부자들의 단골 투자 상품이었다. 당시 한 채당 10억 원 안팎의 강남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거액 자산가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자산가들은 조합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 사업 진척에 따라 웃돈을 챙기고, 막판 일반분양 시점에 다시 차익을 건졌다. 당시 반포지구, 잠실지구 등은 황금알을 낳는 대박 상품이었다. 수년간 목돈이 묶이는 게 흠이었지만 늘 남는 장사였다. 한 마디로 ‘돈 넣고 돈 먹기 게임'이었다. 힘들게 모은 종자돈으로 사고팔고를 반복해 거액 자산가 반열에 오른 투자자도 있다.
눈치 빠른 부자들은 참여정부 이후 토지로 눈을 돌렸다. 지방분권 정책과 맞물려 전국의 땅값이 들썩였다. 이 때 토지는 정부가 보장하는 확실한 투자처였다.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개발 호재를 쫓아 자산가들이 몰렸다. 신도시 예정지에 장뇌삼을 심어 100억 원대 보상금을 챙긴 이도 있다. 일부는 매입한 토지에 전원주택을 지었다. 품이 많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수익도 짭짤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동산시장은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거품이 꺼지면서 대규모 차익실현을 통한 부의 증식이 더는 어렵게 됐다. 재건축은 각종 규제 사슬에 묶였고, 주택의 재료인 토지는 시장 침체와 맞물려 가치가 떨어졌다. 세제 강화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부동산시장은 이처럼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외생 변수에 더욱 취약해졌다. 저위험 고수익(Low Risk High Return) 시대가 가고, 고위험 저수익(High Risk Low Return) 시대가 왔다. 이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거액 자산가들의 성향과 배치되는 것이다.
부자들은 이제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와 배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일부는 상속과 증여를 염두에 둔 부동산 구입에 더 적극적이다. 어떤 이들은 투기광풍이 불던 시절 매입한 악성 물건 처분에 골몰하고 있다. 다수의 자산가가 차익 실현보다는 보유 부동산 유지와 대물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은 이런 자산가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다. 상가나 업무용건물 등의 경우 은행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목만 좋으면 투자 차익도 건질 수 있다. 과세표준이 되는 기준시가와 시세 격차도 커 증여에도 효율적이다.
특히 환금성이 뛰어난 도심권 상가건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남 압구정동 가로수 길과 세로수 길 상권에서 청담동 명품거리에 이르기까지 투자 수요가 넘쳐난다. 나오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강남권 초고가 오피스텔과 성북동, 평창동, 이태원동, 한남동 고급주택 임대사업도 인기다.
수익형부동산 투자 이면에는 시간은 그들의 편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오랜 투자 경험을 통해 불황기에도 차익을 누린 학습효과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에는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하다는 원칙이 오늘 자산가들에게 고위험 저수익 시대를 사는 지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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