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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그룹의 이상한 'TESCO' 브랜드사용료 로고·CI에 안쓰는데 영국 본사 로열티 대폭 늘려, 과세당국 입장 '관심'

문병선 기자공개 2014-04-04 08:32:53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2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그룹이 최대주주인 영국 테스코(Tesco Stores Limited)사에 지급하는 상표 사용 로열티를 지난해 대폭 늘렸다. 홈플러스테스코의 경우 매년 10억 원 내외를 지급하다가 지난해 120억 원으로 증액했다. '테스코(TESCO)'라는 상표를 로고와 CI(기업이미지)에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홈플러스그룹이 상표 사용 명목으로 최대주주에게 이익을 이전시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영국 테스코사가 지분 47.83%씩 갖고 있는 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는 지난해 '상표, 로고 및 라이선스 사용료' 명목으로 테스코사에 120억 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영국 테스코사가 홈플러스그룹으로부터 받는 브랜드사용료 현황

홈플러스테스코는 2008년 삼성테스코와 테스코사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홈에버'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공동 투자 법인이다. '홈에버'라는 로고를 사용하며 영업하다가 피인수뒤 '홈플러스' 로고를 사용해 대형할인점 영업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테스코는 테스코사에 피인수된 직후 10억 원 내외의 상표 사용료를 영국 테스코사에 지급해 왔다. 따라서 지난해 지급한 수수료 120억 원은 기존 대비 대폭 증액된 금액이다.

홈플러스테스코와 함께 영국 테스코사가 지배하는 홈플러스도 2012 회계년도까지 소액의 로고 사용료를 영국 본사에 지급해 왔다. 지급총액은 매년 30억 원 내외다. 홈플러스 역시 작년에 이 금액을 대폭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테스코와 달리 2월 결산 법인이어서 최종 수수료 수치는 5월경 외부에 공개된다.

상표에 'TESCO'라는 이미지를 전혀 노출시키지 않고 있는 홈플러스그룹이 최대주주에게 지급하는 로고 사용료를 이렇게 올린 까닭이 의문이다. 홈플러스는 까르푸 등의 외국 대형할인점이 국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 때문에 외국기업 이미지를 사용하는 걸 꺼려한다. 현재 홈플러스그룹 모든 계열사는 외부 간판이나 기업 CI에 'TESCO'를 전혀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로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테스코사는 전세계 12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다른 국가 법인에서는 1~2%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1999년부터 매출액 대비 0.05%가량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며 "당시 한국내 점포수가 적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결정이었으나 최근 영국 과세 당국의 지적을 받고 이를 현실화시켜 약 0.86%가량으로 수수료율을 잠정적으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브랜드사용료를 징수하는 건 일반적이다. 국내 기업도 투자금 회수 명목으로 해외법인으로부터 브랜드사용료를 받는다. 오리온의 경우 매년 해당 법인 매출액의 0.5%가량을 받는다. 이랜드월드 역시 중국법인으로부터 라이선스 브랜드 매출액 중 약 3~5%를 라이선스 수입으로 수령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사용료는 해외 현지법인 매출액 대비 1% 내외가 통용된다.

영국 테스코사 역시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브랜드사용료를 크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테스코는 지난해 1조7255억 원의 매출액과 4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 대비 1%만 브랜드사용료로 잡더라도 170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받았던 수수료는 매출 규모 대비 턱없이 적었다는 회사측 설명과 맥락이 닿는다.

그러나 문제는 홈플러스그룹이 'TESCO'라는 브랜드를 국내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사용료' 명목으로 수수료를 징수해 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대형할인점은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도에 철수했다. 까르푸가 그 예다. 홈플러스가 상표에 'TESCO'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까닭도 같다. 과거 삼성물산과 합작 관계였을 때에는 외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토종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 앞부분에 사용해 '삼성테스코'로 영업을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은 'TESCO'라는 브랜드를 어느 지점 간판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형할인점 뿐 아니라 슈퍼마켓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역시 'TESCO' 이미지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 계열사인 홈플러스베이커리 역시 'TESCO'라는 이미지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지금도 외국 기업이라는 점을 외부에 드러내는 걸 꺼려한다"며 "삼성과 이랜드그룹에 의해 운영됐던 적이 있기 때문에 토종 이미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후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홈플러스테스코의 브랜드사용료 지급을 어떻게 간주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에서 고유의 가치를 창출하지 않은 브랜드사용료는 사실상 '증여'로 보는게 과세당국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전합의제도(Advanced Pricing Agreement)에 의해 영국 국세청과 한국 국세청간 세금 문제를 협의해야 하고 지금 잠정적으로 결정한 수수료율 0.86%는 확정된 게 아니고 약 2년 후 영국과 한국 국세청간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 수수료율에는 브랜드사용료 뿐 아니라 점포 운영 노하우나 상품 소싱 노하우 등을 전수받으며 발생하는 수수료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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