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동양매직 인수전 완주할까 한섬 트라우마·보수적 스타일로 중도 포기 가능성
김일문 기자공개 2014-04-14 08:51:54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7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매직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백화점은 딜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로 M&A 시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 의류업체 한섬의 인수후 통합 작업(PMI)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완주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분위기다.현재 동양매직은 10여 곳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인수 의향서를 접수, 예비 실사를 진행중이다. 현대백화점도 단독으로 LOI를 제출하고 실사에 참여한 상태며, 향후 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해 보인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현대백화점이 딜 초반 인수전에는 참여했지만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M&A를 통한 사세 확장에 지극히 소극적이었던 그룹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초 오랫동안 총괄 경영을 맡아왔던 경청호 부회장의 퇴임이 결정된 이후 현대백화점 그룹이 정지선 회장을 구심점으로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낼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경영 기조가 단기간에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작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FI인 KTB PE와 컨소시엄을 이뤄 동양매직 인수에 나섰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발을 뺐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경 부회장 퇴임 이후 현대백화점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동양매직 인수 역시 경쟁 심화로 가격이 높아진다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년 전 인수한 의류업체 한섬의 통합작업 실패에 따른 트라우마가 그룹 내부적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동양매직 인수에 대한 명분 역시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초 4200억 원을 투자해 의류업체 한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섬은 고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여성의류 부문 1위 업체로 당시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한섬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대백화점이 한섬의 PMI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한섬은 현대백화점에 편입된 이후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당초 기대됐던 시너지 효과도 요원한 상황이다.
기존 한섬 오너였던 정재봉 부회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PMI 실패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작년 초 한섬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회사의 주요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한섬 인수에 대한 평가가 아직 인색한 만큼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당위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적극적으로 딜에 참여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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