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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LG생건vs 아모레, 상반된 해외진출 전략 LG, 해외기업 잇따라 인수-아모레, 현지법인 설립 집중

김선규 기자공개 2014-04-28 11:27: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4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맞수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똑같이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면서도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생활건강은 해외 기업을 인수해 진출을 모색하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유통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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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의 경우 기업 M&A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2012년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를, 2013년 일본 건강기능식품 업체 에버라이프와 캐나다 바디용품업체 플루이츠앤패션(Fruits & Passion)을, 지난 2월에는 일본 자회사인 긴자 스테파니를 통해 화장품·건강식품 통신판매 전문업체인 R&Y코퍼레이션을 인수하는 등 해외 화장품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인수 가격이 최소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화장품업체 엘리자베스아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장품 시장의 후발주자로 낮은 인지도를 빠른 시일 안에 극복하기 위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는 불과 3년 정도"라며 "해외 유통망도 없고, 인지도 높은 브랜드도 없기 때문에 단시간 내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 M&A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외형성장에 힘입어 해외매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해 화장품 부문의 해외 매출액은 3443억 원으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일본업체 인수효과가 나타나면서 해외매출 규모가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723억 원으로 2012년 보다 40% 이상 급증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화장품 사업 내 해외 비중은 21.6%까지 상승했고, 영업이익 기여도는 27.9%까지 치솟았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해외기업 인수 사례가 1건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8월 프랑스 향수업체인 아닉구딸(Annick Goutal S.A.S)을 인수한 것이 전부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과 달리 현지 법인을 직접 설립해 해외 진출을 꾀했다. 해외 사업의 지주회사 격인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오퍼레이션 리미티드(Amorepacific Global Operation Limited.)를 통해 현지 유통채널을 발굴하고, 로컬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백화점과 개별 로드숍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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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03년 자체 프리미엄 제품인 라네즈를 시작으로 마몽드, 고급제품인 설화수, 저가인 이니스프리까지 전 분야의 브랜드 라인업을 완성해 매장수를 넓혀가며 매년 20%를 상회하는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시픽 관계자는 "90년대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했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도 높고, 해외시장 개척에 노하우가 있다"며 "라네즈, 설화수, 마몽드 등 차별화된 브랜드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현지 유통망을 구축하다 보니 브랜드확장에 필요한 마케팅, 인테리어, 고용비 등 다양한 비용이 수반돼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해외부문의 영업손실은 46억 원으로 매출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비용부담도 함께 증가해 수익성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으로 인한 비용 확대와 공격적인 광고로 영업이익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마몽드의 부진까지 겹쳐 매출성장률마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M&A를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한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나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양사의 전략 중 무엇이 우위를 점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M&A를 통한 해외진출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단기간 내 매출 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지만, 해외기업 인수 이후 경영정상화나 시너지 작업이 늦어진다면 M&A효과가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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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M&A 덕분에 가파른 성장세 구가했지만 인수대금 마련을 위한 외부조달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11년 5047억 원이었던 차입금이 지난해 말 9900억 원으로 늘었다. 덩달아 부채비율도 상승했다. 2012년 117%로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해 말 121%로 다시 늘었다. 금융업계에서는 인수된 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감소해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진다면 과도한 차입금과 부채비율과 맞물려 단기적으로는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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