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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트랙' 신영마라톤, 가치주펀드 '주도권' 잡나 마라톤과 마라톤A에 올해 2000억원 이상 유입

박상희 기자공개 2014-05-12 18:06:44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8일 1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마라톤펀드가 '투 트랙(two track)' 전략에 힘입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3년 시차를 두고 설정된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으로 올 들어서만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가치주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두 펀드는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투자한다는 전략을 똑같이 구사하지만 종목 발굴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운용펀드 기준 신영마라톤펀드에는 올 들어 1307억 원의 자금이, 신영마라톤A펀드에는 1653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자금이 계속 빠지고 있는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나 자금 유입이 둔화된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신영의 마라톤펀드는 가치주펀드가 주목 받은 지난해 오히려 500억 원 이상 순유출되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펀드와 비교를 당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지난해 올린 수익률 성과(15%)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마라톤펀드와 마라톤A1펀드의 순자산 합계는 1조 5000억 원으로 운용펀드 기준 순자산이 2조 3000억 원에 달하는 KB밸류포커스펀드 다음으로 크다. 1조 3860억 원 수준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펀드도 앞선다. 하지만 개별 펀드로는 신영마라톤과 신영마라톤A1의 순자산이 각각 8000억, 6700억 원으로 '1조 클럽'에 들지 못했다. 역으로 운용펀드 기준 1조 원을 넘어선 펀드들이 겪는 운용 규모 이슈를 비켜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펀드 환매 사태 때 자금이 일부 빠져나가긴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마라톤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2개 펀드로 자금이 나누어 유입되는 분산효과가 있어 덩치가 커진 한국밸류10년투자나 KB밸류포커스펀드 등 경쟁펀드를 제치고 가치주펀드 중에 가장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 펀드의 이름이 거의 같고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전략도 같지만 엄연히 다른 펀드다. 책임운용역인 허남권 부사장(CIO)을 제외한 팀장과 선임운용역 중 겹치는 매니저가 없다. 마라톤펀드의 주운용역은 이병창 팀장, 마라톤A1펀드의 주운용역은 홍성수 팀장이 맡고 있다.

투자 종목도 다르다. 최근 운용보고서 기준 보유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공통된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3종목 뿐이다. 신영마라톤이 메가스터디, 피에스케이테크 등 코스닥 종목의 비중이 높은 반면 신영마라톤A1은 현대자동차우선주, LG화학우선주 등 우량기업의 우선주 비중이 높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판매사 쪽에서는 운용 전략이 유사하기 때문에 두 개 펀드를 굳이 다르게 보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전략만 같을 뿐 어떤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실행에 대한 접근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이 같은 이름과 같은 전략의 두개의 다른 펀드를 만든 건 판매사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2002년 설정된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은 판매 수수료가 없다. 펀드를 판매해봐야 아무런 수입을 올리지 못하자, 판매사들은 같은 컨셉이면서 선취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펀드를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때문에 생겨난 게 마라톤A1펀드다. 2005년 설정된 이 펀드는 여러 클래스를 두지 않고 단일 일반펀드로 운용되며, 1%의 선취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주요 판매사 추천펀드 목록에도 신영마라톤펀드가 아닌 신영마라톤A1펀드가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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