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재무약정, 금융당국 감시강화 '한몫' [Company Watch]분할後 재무구조 '대동소이'..업황·동양사태 등 영향 미쳐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16 10:08: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4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금융당국의 신규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년여 동안 비슷한 수준의 재무구조를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해 동양사태로 인해 시작된 금융당국의 감시기능 강화 움직임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데다, 올해 역시 불안한 업황 전망을 불러모은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별도기준 주요 재무지표는 지난 2009년 이후 5년여 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3.6%로 전년 동기 218.7% 대비 소폭 올랐고, 2009년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낮아진 수준이다. 당시 부채비율은 239.6%로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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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지표에서 유일하게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은 현금이다. 지난해 한진중공업의 현금성자산은 4461억 원으로 2009년 1조 1268억 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총 차입금 자체가 2009년보다는 하락한 영향으로 순차입금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2조 9363억 원으로 전년 3조 480억 원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 5년여 동안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순차입금은 2조 4902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이 올해 신규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에 포함된 것은 금융당국의 감시 기준 강화가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채권단 및 금융당국은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신용공여액 비중을 기존 0.1%에서 0.075%까지 낮추면서 주채무계열 자체가 42개로 전년 30개사 대비 크게 늘었다.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의 등급 기준도 보다 강화했다. 일례로 기존 평가에서는 직전 5개년을 기준으로 1년 단위의 회계 지표에 동등 점수를 배분해 채점을 매겼다면, 올해는 직전연도 재무에 가장 큰 점수를 줬다. 과거 회계일수록 점수 분배가 작아지는 방식이다. 때문에 한진중공업 역시 지난 5년을 통틀어 가장 부실했던 작년 지표가 이번 재무구조 평가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번 재무구조 평가에서 단순 재무지표보다도 업황 추이를 크게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구조를 떠나 손익 흐름에도 상당한 비중을 뒀다는 얘기다. 실제 올해 들어 신규 재무약정 체결 대상 기업에 포함된 곳들 중 대부분은 지난해 유례 없는 적자를 본 곳들이다. 동국제강, 대우건설, 한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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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만약 금융당국이 작년과 같은 기준을 유지했다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재무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비록 지난해 손익이 악화됐을지라도 5년여 동안 비슷한 재무구조를 이어왔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다. 동양사태로 촉발된 금융권의 감시 강화가 아니었다면 올해도 재무약정 대상 기업에 선정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예측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올해 조선·해운·철강업종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특히 조선업은 전반적으로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난 2~3년여간 수주량이 급감했다. 선박대금을 건조 후반부에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의 결제가 많은 만큼 수주 잔고 감소는 2~3년 이후에 실적으로 반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부담을 키웠다. 2009년 4609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1091억 원으로 줄었고, 순이익도 마이너스 2127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기록했다. 손익 악화는 매출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에서 기인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 9273억 원으로 전년 보다 2.7% 감소했고, 5년 전 매출(3조 2276억 원)과 비교해보면 2배 가까이 줄었다.
이를 뒤로하고 한진중공업은 작년부터 본격적인 유동성 확충 작업에 돌입한 만큼 빠른 시일내에 재무개선약정 대상 기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최근 약 850억 원에 부산 암남동 부지 매각에 성공했고, 동서울 터미널 자산유동화와 본사 및 부산R&D센터 매각 등을 진행 중이다. 완료되면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작년부터 자산유동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말쯤에는 차입금 및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의 급격한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재무개선약정을 맺더라도 빠르면 내년 혹은 내후년쯤에는 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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