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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호텔신라?…어디로 갈까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금산분리·섹터별 출자구조 간명화 기류 속 변화 '촉각'

문병선 기자공개 2014-06-13 08:2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1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중 대표적인 금산 연결 소유구조를 갖고 있는 호텔신라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삼성은 섹터별 출자구조 간명화에 나서는 동시에 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 분리를 꾀하는 듯한 자본거래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각각 7.3%, 5.1%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호텔신라도 수년째 진행되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호텔신라 주주현황
증권가를 중심으로 호텔신라의 소유구조 변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다음 개편 대상이라거나, 아니면 웰스토리와 합병한다는 등의 시나리오는 이전부터 나왔다"며 "이런 시나리오의 밑바탕엔 호텔신라가 삼성에버랜드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가설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 교차 출자 계열사가 많지만 3년 전부터 공동으로 투자한 금산 연결 계열사의 소유구조가 하나둘 씩 정비되고 있다. 이런 사례의 대표적 기업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2011년만해도 제조업 계열사 지분을 적지않게 갖고 있었다. 삼성에버랜드 25%, 호텔신라 1.34%, 제일기획 3.04%, 제일모직 4.90%, 에스원 1.91% 등이다. 지금은 삼성에버랜드 5%, 호텔신라 1.34%, 제일기획 3.04%, 에스원 1.91%만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KCC 등에 매각했고 제일모직 지분은 최근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시점에서는 나머지 에버랜드 지분 5%도 구주매출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삼성카드 제조업 주주들은 삼성카드 지분을 삼성그룹내 금융지주회사격 기업인 삼성생명에 몰아줬다. 삼성전기·물산·중공업 등 3사는 지난해 말 삼성카드 지분 6.38%를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금융은 금융대로, 전자는 전자대로 출자구조를 섹터별로 간명화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자본거래의 결과 필연적으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 교차출자도 해소되고 있다. 호텔신라 등 삼성그룹내 금산 연결 소유구조를 갖고 있는 계열사로 이런 변화가 확대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섹터별 지배구조 단순화와 금산 연결 구조 해체라는 큰 방향성에서 봤을 때 호텔신라는 필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대상이 된다"며 "후계 승계 측면에서도 이부진 사장의 몫으로 거론되는 호텔신라는 이 사장이 지분을 1%도 가지고 있지 않아 지금의 소유구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와 호텔신라의 협업 및 시너지 효과를 거론하기 시작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전자 섹터도, 금융 섹터도, 화학 섹터도, 건설 섹터도 아니다. 레저 섹터다. 삼성그룹내 레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에버랜드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를 필두로 한 레저 섹터로 묶인다는 전망이다.

마침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전격적인 상장 계획을 발표했고 호텔 사업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 소유구조

대형 회계법인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왜 갑자기 에버랜드가 상장을 발표했는지 회계업계에서도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너의 지분 현금화가 어려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이고 비상장사로 있는 편이 상장사로 있는 것보다 나은 점이 훨씬 많아 진정한 이유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주 발행을 해 재원을 확보하면 여러 계열사 지분을 사 모을 수 있고 기업 가치를 더욱 키우는 작업에 나설 수는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배구조 전문가는 "에버랜드의 상장은 오너 3세들의 상속세 재원 마련 차원이라는 해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특정 한가지 이유 때문에 상장하는 건 아닐 것"이라며 "상장의 이점을 살려 여러모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먼저 상장을 시켜 놓으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방향성과 목적을 드러내기 이전에 먼저 스탠바이(상장) 상태를 해 놓으려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 한 관계자는 "소유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임직원들은 알 수가 없다"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금산분리, 금산분리 하는데 삼성그룹의 금산연결 구조가 현재 위법 상태는 아니다"라며 "금산분리를 위해 호텔신라의 소유구조가 바뀌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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