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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 본 SKT 하성민號, 'M&A 2.0' 통할까 [통신업 리포트]'플랫폼 비즈니스' 성과 미비..헬스케어 등 신사업 승부수

박창현 기자공개 2014-07-07 09:03: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3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랫폼 사업 강화를 외쳤던 SK텔레콤이 전략을 수정했다. 타깃은 이제 솔루션과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사업이다. 플랫폼 사업 확장 과정에서 쓴 맛을 봤던 하성민호(號)가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업체인 나노엔텍 최대주주로 등극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종합 경비회사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아이리버를 사들였다. 하이닉스 인수를 제외하고는 M&A시장에서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인수한 기업들의 업종은 헬스케어와 보안, IT기기 등 모두 비통신 분야다. 지난해 신규 투자를 통해 편입된 계열사들 역시 주력인 통신업과는 무관하다. 이 같은 행보는 SK텔레콤 수장인 하성민 대표가 화두로 제시한 '정보통신기술(ICT) 노믹스'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하성민호, M&a 2.0 통할까.

SK텔레콤이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놓은 'ICT노믹스'는 실생활과 ICT가 융합되는 경제를 의미한다. 이 ICT노믹스를 구체화할 신규 사업이 바로 솔루션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안보 등이다. 근거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생활과 밀접한 헬스케어와 보안 사업을 접목시킬 수도 있고, 스마트 기기의 기능을 확장시켜주는 앱세서리(앱+액세서리)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 그 역할을 나노엔텍과 NSOK, 아이리버에 맡긴 셈이다.

SK텔레콤의 식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의료 진단기기 벤처기업 티엔롱 지분 49%를 인수하며 중국 헬스케어 시장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최근에는 중국 선전에 'SK텔레콤 헬스케어 R&D센터'와 'SK선전메디컬센터'를 열고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안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네오에스네트웍스 외에 또 다른 국내 보안업체 인수도 검토 중이다. 현재 맥쿼리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물 찾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영토 확장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플랫폼 사업 실패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 대표는 지난 2011년 대표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플랫폼 사업 강화'를 역설했다. 통신 시장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만큼 구글, 애플과 같이 정보의 통로인 플랫폼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떼어내 SK플래닛을 만들고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IT벤처 기업 '매드스마트' 인수다. 매드스마트가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틱톡'은 카카오톡과 라인 등 경쟁 서비스보다 빨리 가입자 1000만 명을 확보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수 백 억 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너지 창출에 실패하면서 해당 메신저 사업부는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성장 한계가 명확한 데다 수익 모델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플랫폼 사업 확장 의지도 꺾인 형국이다. 지난해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사모투자펀드에 넘긴데 이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던 글로벌 영상 플랫폼 회사 '미국 비키(ViKi)' 투자 지분을 모두 팔았다. 증권 포털 사이트 업체 '팍스넷'도 매각했다. 여기에 SK플래닛의 핵심 플랫폼인 티스토어와 티맵에 대한 매각설도 시장에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이질적 기업 문화와 기존 사업과의 서비스 중복 문제 등이 플랫폼 확장 전략의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SK텔레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 부문 역시 콘텐츠 사업 영역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장 규모와 수익 모델, 사업 방향 등 모든 것이 불명확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이 긴 호흡을 갖고 시장 환경에 따라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느냐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을 총괄하는 하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인 만큼 통신과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헬스케어와 IT기기 분야에 대한 신규 M&A 추진도 이 같은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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