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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리얼옵션'의 달콤한 열매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합작투자·옵션조항 활용 리스크 최소화..해외법인 실적 '선방'

김선규 기자공개 2014-07-08 08:00: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4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얼옵션(Real Option)'이란 위험을 헤징하는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기법 중 하나다. 경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투자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옵션이라는 헤징(위험회피)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기법 중 하나인 '리얼옵션'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유통기업 중 한 곳이 바로 GS홈쇼핑이다.

유통업계의 해외진출이 부쩍 늘어나는 요즘, 내수침체로 성장의 한계를 느낀 GS홈쇼핑 역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바로 해외시장의 홈쇼핑 여건이 국내와 달라 향후 투자 위험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여러 '옵션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10년 전 중국 충칭 투자 실패를 교훈 삼아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고 해외사업을 펼친다는 분석이다.

다른 유통기업, 특히 홈쇼핑 기업들의 사례와 비슷하게 GS홈쇼핑은 해외 투자 시 현지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하는 것으로 구조를 짰다. 홈쇼핑 사업은 결제 및 배송시스템이 지원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합작투자는 해외에서 결제 및 배송시스템 구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베트남, 터키, 중국 등 총 7개국에 진출한 GS홈쇼핑은 대부분 합작투자로 현지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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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의 합작투자 방식은 첫 해외 진출인 인도에서부터 시작됐다. GS홈쇼핑은 2009년 당시 인도 미디어 그룹인 '네트워크 18'과 전략적인 투자 계약을 맺고, 인도 유일의 24시간 홈쇼핑 채널 '홈쇼핑(HomeShop)18'의 주주이자 공동 운영자로서 인도 유통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HS18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TV18HSN Holdings'에 1853만 달러(214억원)를 투자해 지분 15%를 소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11년 태국에 진출할 때는 태국 현지 미디어기업인 '트루비전(True Visions)', 유통기업 '더몰그룹(The Mall Group)', '편의점 기업 CP올(CP All)'과 함께 합작법인인 '트루GS'를 설립했다. 이듬해에는 32억 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GMC그룹과 합작법인 'PT. MNC GS Homeshopping'를 설립했다. 같은 해 중국, 베트남, 터키에서도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진출했다.

여기에 각종 옵션 조항을 활용해 사업권을 회수하거나 영업손실이 났을때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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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진출 사례도 눈길을 끈다. GS홈쇼핑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최대 유료 방송 사업자인 아스트로(Astro)와 손잡고 홈쇼핑 합작법인 '아스트로 GS 숍(Astro GS SHOP)'을 설립했다. 당시 GS홈쇼핑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GS홈쇼핑은 아스트로와 맺은 주주간 약정서(Shareholders Agreement)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거나 파산할 때 현 최대주주인 아스트로 측에 보유 주식을 투자원금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다.

앞서 중국과 터키에 진출할 때도 풋옵션 조항으로 투자 원금 회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국가의 법령이나 외국인투자 제한 조치 등이 발효됐을 때 투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도록 주주간 약정서에 풋옵션 조항을 적용했다.

또한 합작사의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되거나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우선적으로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다. 베트남 투자가 대표적 사례다.

GS홈쇼핑은 2012년 5월 베트남 현지 홈쇼핑업체인 비비홈쇼핑(ViVi Media Trading Corporation)에 총 15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30%를 취득했다. 투자 당시 향후 투자(Subsequent Investment)조항에 따라 비비홈쇼핑이 추가 채널(VTV)을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GS홈쇼핑이 우선적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챙겼다. 신규투자액은 200만 달러이며 실제 성사가 된다면, GS홈쇼핑은 지분을 4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베트남투자에서도 풋옵션을 통해 투자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홈쇼핑 채널권이 상실되거나 영업정지 등 사업손실이 발생했을 때 GS홈쇼핑이 취득한 주식 100%를 비비홈쇼핑의 모회사인 비젼(Vision)21에 팔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현재까지 GS홈쇼핑이 투자한 해외법인의 실적은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적자규모는 축소 추세다.

가장 먼저 진출한 인도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78억, 16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무려 30%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증가에 힘입어 13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GS홈쇼핑의 해외진출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홈쇼핑 해외사업은 아직 과도기라는 점에서 사업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위험을 완충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GS홈쇼핑이 투자한 지역들은 홈쇼핑사업의 필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택배와 카드 결제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투자 리스크가 크다"며 "GS홈쇼핑은 옵션조항을 통해 향후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합작투자와 옵션 조항은 현지 홈쇼핑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전략적 의사결정"이라며 "특히 풋옵션의 경우 투자금 회수라는 재무적 이점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의 사업의지를 북돋아 주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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