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ELB'..자문사 살린다 [상반기 결산/투자자문]②기본보수 30bp+성과보수..헤지펀드 운용사 발판
송종호 기자공개 2014-07-14 08:42:06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4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문업계의 업황 부진 속에서도 롱숏(Long-Short)전략을 내세운 투자자문사들이 선전하고 있다. 그동안 롱온리(long only) 일변도의 단순투자상품에 치우쳐 있었던 국내 자문업계의 다양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평가다. 일임계약과 달리 기본보수에 성과보수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높다. 아울러 자문사가 헤지펀드 운용사로 도약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쌓는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롱숏펀드'보다 수익률 높은 '롱숏ELB'…2조원대 시장 성장
4일 한국펀드평가사(KFR)에 따르면 공모형 롱숏펀드는 지난달 1672억 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5월 1101억 원 순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달째 돈이 빠져나가 설정액도 6월 26일 기준 23조 35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자문사 롱숏계좌의 경우 투자자들이 계속 몰리고 있다. 펀드를 운용할 수 없는 자문사는 증권사의 롱숏 ELB(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를 통해 롱숏계좌를 운용하고 있다. 롱숏ELB는 2012년 판매를 시작해 지난해 말 1조 원 대에 다가섰고, 올해 들어 6개월 만에 2조 원 대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이 발행을 해왔지만 올해부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도 롱숏ELB 발행을 본격화하며 공식적으로 롱숏ELB를 발행하는 증권사는 7개로 늘어났다.
롱숏전략을 취하는 자문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프렌드투자자문과 쿼드투자자문이 롱숏ELB의 운용자문사로 롱숏전략을 시작했고, 2013년 그로쓰힐투자자문, 타임폴리오투자자문, 라임투자자문, 최근 알펜루트투자자문 등이 합류해 최근까지 10여 개 자문사들이 롱숏ELB의 운용자문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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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롱숏계좌의 높은 인기는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하고 있다.
연초 후 수익률을 보면 소프트 클로징(soft closing)에 들어간 쿼드투자자문의 11%가 가장 높다. 다음으로 라임투자자문이 6%를 기록했다. 그밖에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이 2%, 타임폴리오투자자문도 2% 등을 보였다. 그로쓰힐투자자문이 -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롱숏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01%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수익률 2.65%를 밑돌았다. 연초대비 5월까지 평균 수익률을 봐도 -0.46%로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0.38%보다 손실폭이 컸다.
수익률 차이는 자금유입 규모 차이로 이어졌다. 쿼드투자자문의 롱숏 운용자금은 6000억 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고, 그로쓰힐투자자문은 4000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타임폴리오투자자문과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은 각각 3000억 원과 2000억 원, 라임투자자문은 500억 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누적 수익률 상위권의 자문사는 프렌드투자자문, 쿼드투자자문, 그로쓰힐투자자문, 타임폴리오투자자문 4곳으로 연 환산 수익률을 따져보면 그로쓰힐투자자문이 연 9.09%로 가장 높다. 쿼드투자자문이 6.9%로 저조했지만 프렌드, 쿼드, 그로쓰힐, 타임폴리오 4곳 모두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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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문사별 특색 있는 롱숏전략
롱숏 ELB는 기본적으로 자문사들에 기대하는 수익률과 상품 구조가 거의 동일하지만 자문사들은 독창적인 롱숏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프렌드투자자문의 경우 개별종목당 비중을 3%가 넘지 않게 관리하면서 포지션 조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 롱숏종목들의 스프레드가 예상과 달리 움직일 경우 이를 포착해 비중을 축소하고, 업종대표주가 70%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포지션을 관리한다.
쿼드투자자문은 포트폴리오 내 업종간 비중을 중시하고 있다. 롱과 숏 포트폴리오 업종간 비중 차이는 10% 이내로 관리해 가장 비중이 높은 롱 포지션 업종은 6%, 숏 포지션 업종은 4.82%로 균형을 맞춘다.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라는 게 쿼드투자자문의 설명이다.
그로쓰힐투자자문은 해외주식을 포트폴리오에 20%정도 넣고 선별적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국내 기업중 한진해운을 숏으로 잡을 경우 이를 헤지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인 미국 머스크 해운사를 롱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식이다.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는 "국내에서 롱숏종목을 선정해서는 관련 업종의 구조적 경쟁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해외주식을 편입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은 철저하게 대표주를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200위 내의 종목 가운데서도 증권사가 최소 5곳 이상 커버하는 종목만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이다.
자문사 관계자는 "자문사 롱숏계좌는 펀드멘탈 롱숏에 치우친 운용사와 달리 페어트레이딩과 퀀트전략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자문사마다 롱숏전략도 자기색깔 내고 있고 운용력을 보강하는 등 궁극적으로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롱숏ELB의 경우 기본보수가 30bp로 낮지만 헤지펀드처럼 수익의 25%가량을 성과보수로 받을 수 있다"며 "롱숏ELB의 2년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실질적인 수익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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