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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중공업 지분 팔았다 1Q '최악' 실적발표 직후 일부 매도..장기전망 '어둡다' 판단한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4-07-10 08:39:1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1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2010년 지분 보유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진 이후 지속적으로 사들이기만 했던 삼성중공업 주식 일부를 장내에서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마저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주목을 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4월 29일 보유 중이던 삼성중공업 주식 중 232만1210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당시 삼성중공업 주가는 2만 8300원으로 매각가는 대략 656억9024만 원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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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삼성중공업 지분 보유 현황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010년 9월 13일이다. 당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며 지분율 5%를 넘어선 탓에 처음으로 주식 보유 사실을 공시하게 됐다. 당시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중공업 주식수는 1163만 6577주, 시가로는 3138억 원에 달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해 11월 21일 233만 21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6.05%까지 늘렸다. 추가 지분 매입에는 약 940억 원대를 들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삼성중공업 주가는 4만 300원에 달했다.

이처럼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던 국민연금이 삼성중공업 지분을 처음으로 매각하자 업계에서는 향후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기금운용사가 갑작스럽게 매각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볼 때 분명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매각한 시점이 지난 1분기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직후였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중공업이 1분기 잠정영업실적을 내놓은 시점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기 나흘 전인 지난 4월 25일이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3625억 원대 영업손실과 2724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국민연금의 지분 매각 소식과 더불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5920억 원, 영업이익 1870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34.7%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4월 말 지분을 매각하게 된 것도 당장 2분기부터 안정적 수익을 기반으로 주가가 되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기금이 직접 팔았는지, 위탁사에서 매도했는지 여부 등은 알려줄 수가 없다"며 "때문에 업황 전망이 안 좋아서 매도를 했다는 등의 이유도 설명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연금 지분 매각이 두 달여가 다 지난 현 시점에서야 공개된 이유는 자본시장거래법에 따라서다. 투기 자금들이 연기금의 움직임에 편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기적 목적이 아닌 공제회나 기금 등 국가에서 인정한 투자기관은 자본시장거래법에 따라 분기 후 익월 10일 이내에 공시를 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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