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수 도입한 삼성證, 수수료 체질 바뀌나 POP UMA, 판매수수료 대신 관리보수+성과보수제 도입
이승우 기자공개 2014-07-16 12:02: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0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고객자산의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하는 보수 체계를 도입했다. 앞서 판매 수수료 대신 관리 보수를 받는 'POP UMA'를 올 초에 내놨고 최근 그 후속으로 관리보수를 낮추고 성과보수를 받는 유형(POP UMA 성과보수형)을 만들었다.고정 수수료(판매 수수료) 체계가 확고한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에서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도 타 금융회사들이 고액자산가 전용 관리보수나 성과보수를 받는 상품을 내놓기는 했으나 고객들의 호응이 좋지 못해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WM 사업 선두주자 삼성증권이 보수 체계를 파격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고 나서자 금융권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고객 수익률이 안 좋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경우 삼성증권 입장에서 수익성 훼손의 결과를 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같은 수수료 체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얼마나 이를 받아들이냐가 관건이다. 고객의 수요와 삼성증권 PB들의 경쟁력이 선순환 고리의 핵심이다.
◇관리보수+성과보수, 국내 WM업계 벤치마크되나
삼성증권은 성과보수형 보수체계 도입 이전 이미 관리보수 체계를 도입했다. 즉 상품 판매 수수료 외에 자산 관리를 해주는 것 자체로 보수를 받는 상품이다. 지난 3월 도입한 'POP UMA(unified management account)'는 연 1.8% 관리 보수를 받는 상품 종합 계좌다. 관리보수 개념이 없는 국내 WM 시장에는 파격이었다.
다만 POP UMA 계좌에서 관리하는 금융상품은 판매수수료가 없는 상품(펀드의 경우 W 클래스) 위주로 편입해 관리보수를 받는만큼 판매 보수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전체 수수료가 상승하지 않게끔 했다. 수수료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보수 체계 변화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에 내놓은 POP UMA 성과보수형은 한단계 더 진화했다. 기본수수료를 연 1%(기존 1.8%)로 낮추고 수익률이 연 6%를 넘을 경우 6% 초과 분의 15%를 성과보수로 받는 방식이다. 성과보수의 최고금액은 투자원금의 3%로 제한된다.
관리보수를 받고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화하겠다는 것으로 WM 혹은 PB 사업을 하고 있는 타 금융회사들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방식이다. 성과 보수 체계는 대부분 주식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문사 일임형 상품에 주로 적용되는 보수 체계다.
미래에셋증권도 관리보수를 받는 펀드 랩 형태의 상품이 있다. 하지만 특정 상품에 제한된 것으로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체계는 국내 WM 혹은 PB 사업을 하는 금융회사들의 숙제인 동시에 이상이다. 국내 PB·WM 사업이 보수(fee)가 아닌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margin)에 치중돼 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많이 남는 상품을 추천하거나 금융상품 회전율을 높여 이익을 더 남기려는 행태가 반복되기도 했다. 국내 WM 사업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 고객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외국계 은행 PB는 "그간 국내 PB 사업은 개인 자산관리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게 아니라 상품을 팔아서 그 수수료를 얻는 것이 대다수"라며 "결국 고객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 회사, 즉 자기 고과를 높일 수 있는 상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체계를 도입한 삼성증권이 이를 성공시킨다면 다른 금융회사들에게도 보수 혹은 수수료 체계를 바꾸는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POP UMA는 고객 입장에서 운용성과가 나쁘면 수수료를 덜 낼 수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을 때만 성과보수를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할 수 있다"면서 "PB입장에서도 판매실적이 아니라 고객 수익률을 높여야 좋은 영업성과를 거둘 수 있어 고객중심의 자산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적한 숙제들…고객 수용 여부가 핵심
POP UMA 계좌를 통한 보수 체계 개편에 앞서 삼성증권은 PB들의 고과에도 고객수익률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직원평가지표(KPI)를 바꿨다. 고객수익률이 좋으면 PB 개인의 평가도 좋아지는 것으로 상품 손실로 고객이탈의 쓴 맛을 본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PB의 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POP UMA 역시 PB 개인 뿐 아니라 삼성증권 전체적으로도 보수 체계 안착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고객 수익률이 나쁘면 PB 고과 뿐 아니라 그만큼 수수료를 더 받지 못해 삼성증권의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해 POP UMA는 주식과 채권 직접 투자를 제한하고 ELS와 펀드, ETF 등 금융상품 위주의 투자로 한정하고 있다. POP UMA를 담당하고 있는 PB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변동성이 큰 자산, 예를 들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방지 차원이다.
의도도 좋고 PB의 경쟁력이 갖춰졌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반응이다. 고객들이 POP UMA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보수 체계의 정착은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를 찾는 고객들이 과연 관리보수를 내고 또 성과보수를 내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오랜 시간 고객과 PB간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성과보수형이 아닌 단순히 관리보수를 부과하는 POP UMA는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저 가입한도 3억 원 이상 기준에 100개 이상의 계좌가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액으로 치면 1000억 원 가량이 된다.
외국계 PB는 "관리 보수 그리고 성과 보수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별도의 보수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꺼릴 수 있다"며 "판매 보수가 사라지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PB는 "결국 자산관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려는 고객의 의지가 장기적으로 국내 WM 사업의 발전과도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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