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정몽원 회장, ㈜한라 지분 끝까지 쥐고 간다 "위기 책임지는 차원"..홀딩스 지배지분율 강화 '유혹' 물리쳐

양정우 기자공개 2014-07-28 09:20: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5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한라 지분(23.58%)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활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라의 위기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시 현물출자 및 합병 등 자본거래를 이용해 ㈜한라 지분으로 지주회사 한라홀딩스 지분을 단숨에 크게 늘릴 수 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한라 지분을 현물출자 등으로 처분하지 않고 끝까지 보유해 나갈 계획이다. 한라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 계획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어도 정 회장의 ㈜한라 지분 23.58%는 현상 유지된다"며 "옛 한라건설인 ㈜한라의 위기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지분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한라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한순간에 뒤바뀐다. 지배구조상 본래 그룹의 지주회사 위치에서 손자회사 자리로 이동한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 지분의 의미도 역시 한 번에 바뀌게 되는 셈이다.

사실 정 회장이 개인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계열사도 ㈜한라다. 사살상 ㈜한라를 통해 만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캐시카우인 만도에 대한 보유 지분은 7.71%에 불과하다.

clip20140724155124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 회장의 ㈜한라 지분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 회장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자산인 만큼 결국 이를 활용해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한라홀딩스 지분을 확보, 지배지분율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는 '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한 뒤에 주식 교환을 하면서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린다. 한라그룹의 경우라면 만도가 '한라홀딩스(MC)-만도(OC)'로 분할하는 상황에서 한라홀딩스가 만도 주주를 상대로 공개매수에 나서는 방식이다. 그리고 만도 주주들은 주식을 한라홀딩스에 현물출자하면 한라홀딩스는 그 대가로 홀딩스 주식을 교부한다. 결과적으로 한라홀딩스는 정 회장 보유의 만도 지분 7.71%를 출자받고, 이에 상응하는 한라홀딩스 주식을 교부한다. 오너인 정 회장이 인적분할로 나눠진 지분을 한라홀딩스 한 곳으로 응집시킬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자본거래만으로는 정 회장이 충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인적분할 비율(한라홀딩스 0.48, 만도 0.52)로 따져보면 주식 교환 후 한라홀딩스 지분을 20% 가까이 확보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만약 ㈜한라 지분을 활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한라홀딩스에 ㈜한라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한라홀딩스 지분을 받을 수 있다. 상승세에 있는 ㈜한라의 주가가 뒷받침된다면 적지 않은 한라홀딩스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공식적으로 "협병은 없다"고 밝혔지만 한라홀딩스와 ㈜한라 합병도 끊임없이 제기된 방법 중에 하나다.

지배구조 전문 회계사는 "사실 오너가 지분을 늘리기 위해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한라홀딩스와 ㈜한라의 합병"이라며 "㈜한라를 현물출자하는 것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한라 지분을 활용할 계획이 없는 만큼 앞으로는 '한라홀딩스'와 '만도'의 주가 흐름에 따라 그룹에 대한 지배력 확보 여부가 달려있다. 한라홀딩스와 만도는 오는 10월 6일 유가증권 시장에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된다. 앞선 관계자는 "주가를 적절히 활용하면 정 회장이 지분 20%까지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라가 보유하고 있는 한라홀딩스와 만도 지분(각각 17.29%)은 한라홀딩스 측에서 매수하는 걸로 매듭짓게 된다. 한라홀딩스는 최근 ㈜한라에서 자산을 매수할 경우 강화된 정족수를 통과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더이상 ㈜한라에 대한 지원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다만 이 때 '분할 신설법인(만도) 주식의 매수는 제외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시장에서는 ㈜한라의 만도 지분을 한라홀딩스가 사들이기 위한 단서 조항으로 분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