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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의 숨 고르기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4-07-30 10:0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피 사업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역량을 모으겠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경기도 양주에서 열린 카페베네의 글로벌 로스팅 플랜트 준공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열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짧은 시간에 업계 1위로 올라선 저력을 향후 글로벌 커피 사업에 쏟아 붓겠다는 다짐이다.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한 카페베네는 짧은 시간에 스타마케팅과 공격적인 출점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사업을 확장했다. 카페베네는 가파른 성장을 만끽했다. 그러나 오래지나지 않아 카페베네의 가맹점 증가 속도가 둔화되면서 수익성도 주춤하게 됐다. 수익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의 이익은 '출점'과 비례해 증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IPO를 준비하던 카페베네는 멈출 수 없었다. 당시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신규 프랜차이즈 사업이었다. 복수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규모의 경제를 계속 구축해나갈 계획이었다. 신사업 추진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탈리안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를 론칭했고, 드럭스토어 사업도 검토했다. '마인츠 돔'을 인수해 베이커리 사업도 진출했다.

신사업 추진은 쉽지 않았다. 현금은 줄고 빚은 늘어나며 재무 안정성을 갉아먹었다. 진출 초기인 신사업은 공회전했고 정체된 카페사업 사업은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IPO에 앞서 자금 조달에 나섰던 카페베네는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그러나 성장을 향한 가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프리IPO를 위해선 성장성을 증명해야 했고, 성장을 위해선 투자를 유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견제와 정부 규제로 수차례 넘어졌고, 급격한 확장에 따른 피로감은 쌓여만 갔다. 내실 쌓기는 외면한 채 외형 키우기에만 집중한 탓에 기초체력은 한없이 약해졌다. 출점이 막힌 베이커리 사업(마인츠 돔)과 적자를 기록하는 외식 사업체(블랙스미스)는 오히려 짐만 됐다. 결국 올 초 카페베네는 두 사업을 잠정적으로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카페베네는 이후 250억 원의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투자 조건 중 하나는 다른 외식사업에 손을 대지 않는 것. 즉 본업인 카페 사업을 통해 성장 역량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옥 등 유형자산을 잇따라 매각하며 재무 구조 정비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속도를 만끽하며 질주하던 카페베네가 제 풀에 꺾여 숨 고르기에 나선 셈이다.

카페베네의 매장수는 국내만 어느덧 900개를 훌쩍 넘겼고, 해외 매장까지 합친다면 이미 전세계 1200개에 이른다. 원두 사업을 확장하며 5년 후 2000톤의 커피 원두를 국내외로 유통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현재 카페베네의 사업 중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분야다.

이젠 보여주기식 확장을 지양하고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 뚝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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