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지주사 전환 여건 '무르익다' 지주사 작업, 지난해 비슷할듯...계열사 리스크 해소, 로지스틱스 주가 안정
김익환 기자공개 2014-08-08 10:42:05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7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의 지주사 전환 여건이 무르익었단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실패로 절치부심한 한솔제지는 한솔로지스틱스와의 분할·합병 작업을 재추진할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 최근 해소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한솔제지, 지주사 전환...로지스틱스 투자회사 합병 가능성
한솔제지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내년 1월 1일 인적분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지주사(가칭 한솔홀딩스)와 사업회사(가칭 한솔제지)로 나누는 인적 분할이 먼저 진행된다. 그리고 주식 스왑 방식 등을 통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전환 방식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떠안고 있다. 우선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지배력 확대 효과가 크지 않다. 현재 조 회장의 한솔제지 보유 지분은 3.34%에 불과, 지주사 전환에 이은 주식스왑을 추진해도 지주사 지분 확대에 제한적이다. 3.51% 지분을 보유한 이인희 고문보다 여전히 낮은 지분을 쥐고 가게 된다.
지배구조 정비를 위해 추가비용도 들어간다. 지주회사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제외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솔라이팅이 대표적이다. 한솔라이팅은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지주사인 한솔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하지만 역시 자회사인 한솔테크닉스(23.42%), 한솔로지스틱스(29.36%) 등도 한솔라이팅 지분을 각각 들고 있다. 한솔그룹은 지주사 규정 탓에 한솔라이팅 주식을 하나의 계열사로 몰아줘야 해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까닭에 한솔홀딩스와 한솔로지스틱스 투자회사 흡수합병 방안을 지난해에 이어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먼저 한솔제지를 인적분할해 지주사 한솔홀딩스를 설립하고 향후 한솔로지스틱스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결과적으로 한솔홀딩스가 로지스틱스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것이다. 이 경우 조 회장은 한솔제지만 지주사로 전환할 때보다 2%포인트 안팎의 한솔홀딩스 지분을 더 가져갈 수 있고 이인희 고문보다 지주사 지분율이 더 높아지게 된다. 조 회장이 한솔로지스틱스 지분 6.0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라이팅 지분을 한솔홀딩스로 모으면서 지분매입 비용을 아낄 수도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후에 지배구조 정비작업 계획은 확정된 게 없다"며 "지주사 행위제한 규정 준수를 위해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적합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한다면 주변 여건은 무르익었단 평가다.
◇무르익은 지주사 여건...계열사 부실 털고, 로지스틱스 주가 안정
지난해 지주사 전환에 실패한 이유는 한솔로지스틱스 주주의 반대 때문이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주당 4084원이었는데, 주주총회 당시 한솔로지스틱스 주가는 3000원대 중후반에 형성됐다. 주식매수를 청구하면 현재 시세보다 비싸게 한솔로지스틱스 주식을 팔 수 있어 주주들이 대거 반대표를 행사했다.
주식매수청구가격이 형성되는 시점에 한솔로지스틱스가 삼성그룹 물류일감을 대거 수주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치솟은 영향이 컸다. 하지만 삼성 물류일감 수주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아울러 한솔홀딩스 계열사 리스크도 주주의 반대를 불러왔다. 한솔로지스틱스 투자회사가 한솔홀딩스에 합병되면 덩달아 계열사 부실도 떠안게 될 수 있단 우려 탓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 한솔로지스틱스의 이날 종가는 2730원으로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가격 대비 33.1%로 낮다. 이번에 새로 형성될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지난해처럼 높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울러 계열사 부실도 상당수 해소했다. 오크밸리를 운영하는 한솔개발부터 올해 상반기 2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 6월말 부채비율은 303.2%로 지난해말 대비 256.1%포인트 하락했다. 한솔아트원제지도 6월말 부채비율이 316.4%로 지난해말 대비 57.2%포인트 하락했다. 한솔제지가 한솔개발·한솔아트원제지를 대상으로 각각 800억 원, 289억 원을 출자한 영향이 주효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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