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특수강, 신용도 장밋빛 전망 불구 M&A '악재' [Credit Outlook 점검]등급상향 재무트리거 속속 달성…동부특수강 인수시 '와르르'
황철 기자공개 2014-08-29 10:20:08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7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특수강(A-)은 그룹의 주력 3대 철강사(세아베스틸, 세아제강 포함) 중 하나다. 자산·매출 규모는 형제 기업에 비해 떨어지지만 사업 경쟁력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선재·마봉강 시장에서의 독보적 지위는 비철·특수강 전문그룹을 지향하는 세아의 꿈을 현실화해 줄 열쇠 중 하나였다.특히 지난해 철강시황의 악화에도 각종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리고, 차입금을 줄이는 등 뛰어난 사업성을 입증했다. 올해 정기신용평가에서 '긍정적' 등급전망(Outlook)을 부여받을 수 있었던 이유.
그러나 최근 신용도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M&A 논의다. 특히 동부특수강의 경우 세아특수강이 매입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예정 인수 가격만 자기자본을 훌쩍 뛰어넘는다.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신용분석의 핵심인 커버리지 지표의 급격한 왜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등급상향 트리거 달성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철강시황 악화에도 끄떡없는 경쟁력
세아특수강은 자동차·산업기계 부품 소재인 냉강압조용선재와 마봉강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력 제품 모두 국내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막강한 사업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냉강압조용선재는 자동차 핵심 부품으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지닌 고급강으로 분류된다. 매출 증가에 비해 마진이 더 크게 나타나는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는 비결.
지난해 국내외 철강사의 실적 저하에도 영업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 6877억 원, 영업이익 47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 영업이익은 무려 51%나 늘었다. 수익성 높은 고급강 중심의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 효과를 극대화한 것.
영업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 역시 지난해 618억 원으로 전년 441억 원보다 40% 이상 급증했다. 현금흐름상 잉여자금(FCF)만 361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 1분기에도 에비타 161억 원, 잉여현금흐름 147억 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세아특수강은 남은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부담을 줄였다. 3월말 현재 순차입금은 1189억 원으로 2012년말 1655억 원보다 20% 가량 줄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세아특수강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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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재무실적과 추세라면 연내 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NICE신용평가는 향후 3분기 연속 EBITDA/금융비용 10배수 상회를 등급상향 검토의 조건으로 달았다. 1분기 세아특수강의 금융비용은 차입금축소와 함께 13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전년말 63억 원보다 50억 원 가까이 급감한 수치.
반면 에비타는 161억 원으로 탁월한 실적 개선을 이뤘던 전년 분기 평균 154억 원보다도 많다. EBITDA/금융비용은 12배 수준으로 NICE신용평가가 제시한 재무트리거를 뛰어넘었다.
물론 주력상품 시장의 경쟁 강도가 세지고 있어 향후 전망을 예단하기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온 실적 추세로 볼 때 연내 트리거 달성(3분기 연속)에 청신호가 켜진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수년간 지속한 설비투자 일단락으로 추가적인 자금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증설투자의 효과 역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크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 상향과 별도로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되돌릴 조건도 제시했다. 올해 EBITDA/매출액 비율이 7%를 하회하고 순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는 경우다. 하지만 현재 세아특수강의 재무실적 추세라면 이를 피해나갈 공산이 높다.
세아특수강의 EBITDA/매출액은 지난해 연말 8.98%, 올 1분기말 9.18%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지난해말 30.2%에서 1분기말 26.12%로 낮아져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 동부특수강 인수, 잘나가던 신용도 급락 불가피
변수는 자체적인 재무실적 이외의 곳에서 발생했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경쟁력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인수다. 포스코특수강의 경우 세아베스틸이 매입주체지만 그룹 전체 신용도를 제약할 정도의 초대형 매물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특히 동부특수강은 사업 구조상 동질성이 있는 세아특수강이 매입 주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예상 인수가격만 3000억 원 안팎에 달해 재무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부특수강 예상 가격은 세아특수강의 자기자본 2345억 원을 압도하는 규모다. 최근 영업현금창출력이 나아지고 있지만 막대한 외부조달을 집행하지 않고는 인수가 불가능한 구조다.
세아특수강은 그룹 전반의 재무전략상 보유 유동성이 많지 않다. 현금성자산은 75억 원에 불과하다. 에비타창출력 역시 3000억 원대 매물을 감당하기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재무여력으로는 수백억 원의 차입만으로도 신용평가사의 재무트리거 달성은 물건너 가게 된다. 규모가 1000억 원대를 상회할 경우 현재 신용등급(A-)의 안정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세아특수강 자체로만 보면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실적으로 증명했고 신용도를 끌어올릴 만한 재무개선도 이뤄냈다"라며 "하지만 그룹 차원의 M&A가 크레딧 관점에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동부특수강의 인수 주체로 나설 경우 단독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재무지표의 저하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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