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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면세점 승부수는 통했는데...신용등급은 [Credit Outlook 점검]글로벌 면세 사업 확장 후 수익성 개선 여부 관건

정준화 기자공개 2014-08-27 11:30:25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5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 말 이부진 사장 취임 후 면세 사업을 집중 강화한 호텔신라(AA). 전통적인 호텔 사업 일변도를 벗어난 전략이 적중하며 매출이 급성장세를 보이자 호텔신라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신용평가사들간 차이는 존재한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안정적'을 유지했다. 이들의 등급전망이 갈린 것은 수익성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다.

가파른 외형 확대 추세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호텔신라가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면세점 확장 전략은 대규모 초기 투자를 동반한다. 신용평가사가 생각하는 AA+급 기업들의 수준까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글로벌 면세 사업이 얼마만큼 빠르게 자리를 잡아 비용을 상쇄하는 수익성을 내는지 여부가 등급 상향을 결정지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부진의 면세점 승부수...외형확장 성공

지난 4월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2011년 AA-에서 AA로 한 노치 상향 조정한 이후 3년만에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들 신평사는 2014년부터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점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양호한 자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했다.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의 증가추세와 싱가포르 창이공항 입점 등 글로벌 면세시장 진출의 가시적 성과 등도 등급전망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호텔신라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 2010년 말 이부진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이 사장은 취임 후 해외 진출이 용이한 면세점 사업에 올인했다. 2011년 김포공항 면세점에 이어 지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면세점 올인 전략은 빛을 발하고 있다.

2010년 1조 4500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조 3000억 원에 육박했다. 3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50% 이상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85%인 점을 감안했을 때 최근 3년간 매출 성장을 면세점 사업이 이끌어 온 것과 다름없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서울호텔 리뉴얼(1월~7월) 등으로 영업을 중단한 탓에 수익성은 다소 둔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위안화 강세와 중국인 해외 관광 수요 증가로 인해 면세 부문의 영업성과가 양호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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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상향 열쇠는 '수익성'

면세 사업 '올인' 이후 매출 측면에서 호텔신라의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의문 부호가 남는다.

수익성 지표인 호텔신라의 EBITDA/금융비용은 2010년 5.7배, 2011년 5.0배, 2012년 6.8배, 2013년 5.2배로 들쭉날쭉했다. 면세점 확장과 호텔 리뉴얼 등 대규모 투자에 따라 수익성 지표의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을 보이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한 NICE신용평가의 경우 호텔신라의 2014~2015년간 반기 단위 별도 기준으로 EBITDA/금융비용 지표가 10배를 상회할 시 등급 상향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트리거도 제시했다. 호텔신라보다 등급이 한 노치 높은 AA+ 기업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

호텔신라의 최근 3~4년간 EBITDA/금융비용은 5배 수준으로 평가사가 제시한 트리거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비용을 두 배 이상 줄이거나 EBITDA가 두 배 이상 늘어야 등급 상향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

하지만 호텔신라의 총차입금은 2010년 3062억 원에서 2013년 5886억 원까지 늘었다. 글로벌 면세 사업 확장에 따른 계속되는 투자가 예상되는만큼 금융비용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EBITDA를 높여야 한다. EBITDA는 2010년 1087억 원에서 2012년 1723억 원까지 증가, 매년 200억~400억 원 사이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호텔 리뉴얼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1384억 원으로 줄었다. 2014년 EBITDA는 2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EBITDA/금융비용은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거 조건을 단기간 충족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또 오는 10월 이후 영업 개시 예정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성과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창이공항의 2015년 예상매출액은 5500억~6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호텔신라는 최근 마카오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면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면세점 확장 전략이 호텔신라의 수익성 개선에 얼마나 보탬이 될 지는 미지수다. 면세점 사업은 임대료와 재고 확보 등에 들어가는 선투자 비용으로 인해 초기 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 창이공항은 내년 상반기까지 설비투자에 700억 원, 초기 재고확보에 700억 원 투자 집행이 예정돼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NICE신평, 한신평과 달리 호텔신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도 글로벌 면세점 확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보다 보수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글로벌 면세사업에 대한 성과는 내년 상반기 쯤 실적이 나와봐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외형 성장만이 아닌 수익성 개선 여부를 꼼꼼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신평사가 원하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나오기는 힘들 수 있지만 해외 면세점의 경우 임대료가 국내에 비해 낮은 편이이서 잘 정착할 경우 국내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면세 사업 확장은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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