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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바뀐 후 연이어 사고난 OB맥주 [thebell note]

문병선 기자공개 2014-09-11 09:54:4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5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클라우드(Kloud) 맥주 출시 이후 맥주업계의 '신(新) 삼국지'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요즘 주류업계의 관심은 맥주시장 1위 OB맥주에 쏠려 있다. 그렇지 않아도 클라우드에 시장을 내주며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산화취 사건과 경찰의 하이트진로 압수수색 사건 등 까지 겹쳐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OB맥주를 둘러싼 사건사고에 대해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기 이전과 이후 많은 게 변한 거 같다"며 "경영진 일부가 바뀌고 조직에 변화가 오며 과거엔 없었던 일이 최근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산화취 사건만해도 과거 같으면 OB맥주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던 사건이다. OB맥주가 하이트맥주를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뺏어 올 수 있었던 건 유통 단계에서의 빠른 제품 회전율이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OB맥주가 제조 판매하는 일부 카스 맥주의 냄새는 맥주 내 용존산소량과 유통단계의 관리 소홀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들어 OB맥주의 점유율 하락세는 맥주 3사중 가장 두드러진다. 한 때 70%에 육박했던 카스 맥주의 점유율은 50% 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위 하이트맥주의 점유율은 30% 중반, 시장 초기 참가자인 클라우드맥주의 점유율은 10% 중반대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독 기존 사업자 중 OB맥주의 점유율 하락세가 가파른 건 대주주 변화에서도 원인을 찾게 된다. OB맥주는 올해 1월 이전 대주주였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에 4년여만에 다시 팔렸다. AB인베브는 2009년 7월 사모펀드인 KKR과 어피너티에 2조3000억원에 OB맥주를 팔았다가 이번에 다시 6조1680억원을 주고 되사들였다.

AB인베브는 사모펀드였던 KKR과 달랐다. 이들 사모펀드는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에 관심이 많았지 직접 경영에는 나서지 않았다. 반면 AB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만큼 OB맥주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했고 재무부서 등 주요 살림 부서를 장악해가기 시작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은 파악되지 않지만 장인수 현 OB맥주 사장이 1년 재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기존 경영진에게 '절반의 신뢰, 절반의 감시'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주류업계의 판단이다.

'영원한 1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 길지 않은 국내 맥주시장의 역사를 대비해보면 하이트맥주에 1위를 뺏겼던 OB맥주가 다시 1위를 되찾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격변기를 가져온 건 사건사고였고 대주주 변화다. OB맥주는 과연 1위를 수성할 수 있을까. 맥주업계의 '신(新) 삼국지'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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