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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채권단, 지분 매각 검토… 눈물의 '손절매' 출자전환·감자로 주당 4만원에 취득…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 손실 불가피

정호창 기자공개 2014-10-08 09:28:57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5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등이 쌍용양회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쌍용양회 주가가 최근 1만 원대로 상승해 보유주식 처분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주식 처분에 성공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을 손해 볼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3일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 구성원인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에 쌍용양회 지분 매각 결의에 대한 동의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는 지난 2006년 6월 각 사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매각 결정 등을 연대하기로 약정을 맺은 바 있다. 당시 매각협의회는 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으로 구성됐으나, 2012년 7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인수자인 한앤컴퍼니가 그 지위를 승계했다.

매각협의회 약정에 따라 공동보유관계에 있는 쌍용양회 주식수는 3705만1792주로 지분율은 46.14%다. 약정 체결 후 신한은행과 한앤컴퍼니의 보유 주식수가 소폭 늘어 매각협의회 구성원들이 현재 보유한 쌍용양회 주식수는 총 3760만6112주(지분율 46.83%)이다.

매각협의회 구성원들이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의 가치는 25일 종가(1만800원) 기준 4061억 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가량 붙는다고 가정하면 예상 매각가는 53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에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한앤컴퍼니를 제외한 매각협의회 구성원들은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된다.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의 쌍용양회 주식 취득가격이 주당 4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금융사들은 원래 쌍용양회의 주주가 아닌 채권자들이었다. 이들은 쌍용양회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외환위기가 발생해 쌍용양회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보유 채권을 주당 5000원에 출자전환했다. 쌍용양회는 이후 지난 2005년 11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8:1 감자를 단행했다.

산업은행, 신한은행(실제 인수주체는 옛 조흥은행), 서울보증보험이 출자전환한 채권의 규모는 1조 1820억 원에 달한다. 쌍용양회 지분을 주당 1만 5000원 수준에 매각한다 해도 7400억 원가량의 투자원금을 손해 보는 셈이다. 주식 보유 기간의 금융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난다.

다만 이런 실질 손해에도 불구하고 쌍용양회 주식 처분을 완료할 경우 이들 세 금융사는 장부상으론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자전환 이후 쌍용양회 보유 지분에 대한 충당금을 쌓는 등 손실의 상당 부분을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M&A업계에선 이들이 쌍용양회 주식을 주당 1만 1000원 이상에 매각할 경우 재무제표상 특별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M&A업계 일각에서는 매각협의회의 주식 처분 착수와 관련해 쌍용양회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 주가가 주당 취득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처분에 나섰다는 것은 매각협의회가 쌍용양회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협의회가 지분 처분에 착수했다는 것은 이들이 쌍용양회의 기업가치(EV)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현 주가가 어느 정도 고점에 올랐고, 향후 쌍용양회의 경영실적 향상과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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