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차입금' 쌍용양회, 재무개선 가능할까 [시멘트업 리포트]시멘트가격 인상 난항 예상..실패시 올해도 축소 어려워
김장환 기자공개 2014-04-25 08:3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3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이 불안한 재무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관건으로 올해 추진 중인 시멘트 가격 인상이 거론되고 있다. 전방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지만 과도한 차입금을 줄이기에는 아직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문제는 가격 인상 자체가 지지부진 미뤄지고 있고, 원하는 가격으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쌍용양회 입장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한가닥 희망마저도 놓쳐버릴 위기 상황에 놓인 셈이다.
23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시멘트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잇따라 기존 7만 3600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을 많게는 10%까지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레미콘 및 건설사 등 거래처에 통보했다. 업체별로 제시한 가격을 보면 라파즈한라가 8만 1000원으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고 뒤를 이어 현대시멘트(8만 7000원), 동양시멘트(8만 600원), 성신양회(8만 500원), 쌍용양회(8만 100원) 순을 기록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에 '키'를 쥐고 레미콘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종 고객인 건설사가 레미콘 가격을 올려주지 않고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아울러 상위권 시멘트업체들이 지난해 대부분 향상된 실적을 내놓고도 어려운 경기를 들어 시멘트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현재 레미콘업체들은 이전 단가를 반영해 납품 가격을 지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단 시멘트업은 제품을 공급한 후 월말 납품계산서를 거래처에 청구해 결제받는 방식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가격 인상 시점에 맞춰 레미콘사 공급 물량에 이를 반영한 납품계산서를 발송하고 있지만, 레미콘사들은 아직까지 인상 전 가격에 맞춰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측의 협상 자체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논의 자체도 시작되지 않았다. 시멘트업계는 늦어도 내달까지는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레미콘사들은 건설사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빨라도 6월까지는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 미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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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시멘트 가격 인상 지연 문제에서 유독 쌍용양회가 눈에 띄는 점은 상대적으로 불안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매출 기준으로 시멘트업계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음에도 5위권 내 업체 중 가장 많은 차입금을 쥐고 있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매년 과도한 이자를 갚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일뿐, 정작 차입금 자체를 전혀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별도재무 기준 쌍용양회의 총 차입금은 1조 511억 원에 달한다. 상장사임에도 현금성자산은 90억 원에 그쳐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같은 기간 2위 업체인 성신양회의 총 차입금이 6000억 원, 한일시멘트가 5000억 원, 현대시멘트 6600억 원, 라파즈한라가 61억 원에 그치는 차입금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극히 과도한 수준이다.
회사의 유동성과 자산규모, 손익 등을 볼 때 단순 차입금만으로 재무구조의 모든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쌍용양회의 과도한 차입금은 분명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특히 연간 금융권 이자비용(지급수수료 포함)으로만 수년간 650억~800억 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로 인해 순이익을 크게 깎아내리고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차입금 자체를 줄이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만약 시멘트 가격 인상에 성공하게 되면 쌍용양회가 올해는 1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정도의 업황이 올해 역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올해부터는 조금이라도 차입금을 줄여나가는 상황이 시멘트 가격 인상을 통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건설사 가격 인상에 기반을 둔 레미콘업체들의 '불가' 입장을 볼 때 사실상 쌍용양회가 원하는 수준까지 시멘트 가격 인상을 이뤄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 자체를 철회하거나 현재 인상폭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쌍용양회는 올해도 부실한 재무 상태를 고스란히 이어갈 여지가 높다.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나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고, 하반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아직까지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태"라며 "원자재 인상분을 레미콘 가격에 반영하고 건설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멘트 가격 자체를 업체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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