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38%가 넘고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율이 50%가 넘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자회사 지분을 100%씩 갖고 있는 골프존이 전혀 실익이 없어 보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알고보니 절세 목적이었다. 골프장 인수 시 부과되는 과점주주취득세를 면제받기 위한 전략이다. 이 관점에서만보면 스크린골프를 시작으로 사세를 키워 온 골프존이 향후 오프라인 골프장 인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은 하루 전 자회사관리 및 신규투자를 담당하는 골프존홀딩스와 스크린골프사업을 담당하는 골프존, 그리고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골프존유통 3개 회사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골프존홀딩스는 분할 작업이 끝나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골프존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표면적 이유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안정성 증대'다. 골프존 관계자는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위험의 분산을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의아한 시선으로 골프존을 바라보고 있다. 대부분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은 오너의 지분이 적어 기업분할과 재상장, 그리고 주식 스왑(Swap)을 통해 오너의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 체제 전환을 꾀한다. 그런데 골프존은 이미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합이 55.27%에 달해 지배력 강화 유인이 없는 곳이다.


현재 골프존의 최대주주는 공동창업자인 김영찬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인 김원일씨다. 그는 38.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원일씨는 올해 초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임했다. 2대주주는 김영찬 회장으로 14.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미 아들에게 지분 승계를 끝냈고 지분율 합이 50%가 넘어 지배력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 승계에도 문제가 없다.

자회사의 현황을 봐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골프존은 총 16개의 비상장 국내외 계열사를 갖고 있다. 일부 특수목적기업을 빼면 골프존은 이들 회사 지분을 모두 100%씩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은 자회사 출자구조를 정비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려는 목적이 많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골프존은 출자구조 정비 유인이 전혀 없는 셈이다. 또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절대적'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지배력이 확실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 배경엔 다른 목적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골프존이 스크린골프 사업에서 벗어나 여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고 특히 실제 골프장을 잇달아 인수해왔다는 점 때문에 추가로 골프장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는 과점주주취득세를 면제받는다는 점이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논리다.

국내 지배구조 한 전문가는 "골프장 법인의 지분 50%를 초과해 인수한 결과 과점주주가 되면 비록 법인 지분을 인수했더라도 과점주주 취득세를 내야 하고 세율은 대략 2% 가량으로 알고 있어 적지 않다"며 "하지만 지주회사는 이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혜택이 있다"고 했다.

과점주주란 주주 1인과 특수관계자의 지분 합계액이 총지분의 50%를 초과하는 경우 그 주주 1인과 특수관계자를 지칭한다. 법인이 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증권거래세나 잡다한 세금만을 납부한다. 매각한 측은 이익 금액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내면 된다. 부동산이 아니라면 취득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법인이 비록 다른 법인 주식을 인수하더라도 과점주주가 되면 부동산이 아니어도 취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과점주주취득세라 한다.

골프존은 최근들어 잇따라 골프장을 인수해 오프라인 골프업계로 발을 넓히고 있으나 인수 관련 세금이 만만치 않게 소요됐다는 후문이다. 전북 고창 소재 '골프존카운티선운'을 인수해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경기도 안성 소재 웨스트파인GC를 동양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뒤 '골프존카운티안성W'이름을 바꿔 오픈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존에 수천억 원의 이익잉여금이 남아 추가로 골프장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며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에는 골프장 M&A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골프존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존은 지주회사가 될 골프존홀딩스에 전체자산(5709억 원)의 76.25%인 4353억 원을 넘긴다. 현금성자산도 대부분 골프존홀딩스에 넘긴다. 이는 골프존홀딩스가 향후 골프장 인수에 상당한 자금을 사용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