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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시멘트, 시장이 예상하는 인수 후보는? 태평양시멘트, 대형 시멘트·레미콘 업체, 한앤컴퍼니 등 거론…'깜짝후보' 없을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4-10-27 09:52:37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경영권 지분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에 참여할 잠재후보들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쌍용양회 경영을 맡고 있는 2대주주 태평양시멘트를 비롯해 성신양회·한일시멘트·라파즈한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등 동종업체를 주요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레미콘업계 상위 업체인 유진·삼표·아주그룹 등도 잠재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로는 한앤컴퍼니 등 사모투자펀드(PEF) 일부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으로 구성된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이하 매각협의회)'는 최근 보유 중인 쌍용양회 지분을 매각키로 합의하고 조만간 매각 주관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쌍용양회 지분 46.83%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협의회가 내놓는 쌍용양회 지분을 인수할 후보에 대해 시멘트업계에선 우선 현재 쌍용양회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 태평양시멘트를 꼽고 있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보통주 25.94%와 우선주 6.42% 등 총 32.36%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협의회에 이어 2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다.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에 해당한다.

태평양시멘트는 지난 2000년 쌍용양회에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현재까지 줄곧 경영을 맡아오고 있다. 따라서 매각협의회가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쌍용양회에 대한 경영권을 잃게 된다.

이를 이유로 관련 업계에서는 태평양시멘트가 매각협의회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태평양시멘트가 지난 2006년 7월 이후 쌍용양회 지분 추가 인수에 나서지 않았고, 매각협의회와의 협상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던 점을 근거로 이번 인수전에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M&A업계에서 예상하는 두 번째 후보군은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중 누구라도 쌍용양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올라서 시장의 헤게모니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인수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시멘트업체들 대부분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5000억 원대로 예상되는 쌍용양회 지분 인수전에 선뜻 나설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대형 레미콘 업체인 유진·삼표·아주그룹도 쌍용양회 인수에 나설 잠재후보군으로 꼽힌다. 레미콘 제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시멘트인만큼 이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쌍용양회 인수를 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시멘트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할 전망이다.

재무적 투자자(FI)로는 한앤컴퍼니와 같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앤컴퍼니의 경우 그간 시멘트 산업 투자에 적극적이었다는 점 때문에 FI 중에서는 쌍용양회를 인수할 1순위 후보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이후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등 슬래그시멘트 업체를 연달아 인수했으며 현재 쌍용양회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앤컴퍼니의 경우 이번 딜에서 매각협의회 구성원 중 하나로 매각자 위치에 선 만큼 쌍용양회 인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M&A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어떤 전략적 판단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불참하더라도 이번 인수전에서 PEF의 역할을 간과할 순 없다. 시멘트업체 등 주요 인수후보들의 재무 여력을 감안할 때 자력으로 단독 인수를 추진하기가 어렵기에 상당수 후보들이 PEF와 같은 FI의 힘을 빌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EF 입장에서도 향후 투자금 회수(Exit) 등을 감안해 전략적 투자자(S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시멘트·레미콘 업체나 PEF 등을 제외한 이종업계에서 '깜짝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시멘트 산업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업종에 속하고 이미 산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 업종에 속한 기업이 신규사업 진출 차원에서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현재 레드오션 상황에 처한 국내 시멘트 업계의 경쟁 구도가 향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신규 진출기업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따라 단가 인하 등으로 레드오션 상황이 심화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M&A업계에서는 대형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체들이 경쟁하는 양강 구도로 쌍용양회 인수전이 진행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PEF의 경우 단독 인수후보로 나서기 보다는 주요 후보들의 재무적 파트너로 인수전에 참여해 존재감을 나타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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