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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지분 매각, 태평양시멘트 선택은? 채권단 주식 처분 속도…최대주주 지위 흔들 '경영권 확보 비상'

김장환 기자공개 2014-10-20 09:25: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 채권단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단일 최대주주인 일본계 회사 태평양시멘트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받고 있다. 채권단 지분이 한 곳에 전량 매각될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직접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동안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던 쌍용양회 지원에 지극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1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23일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 구성원인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에 지분 매각 결의 동의서를 발송했다. 이들은 보유 중인 쌍용양회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매각 결정을 연대하는 약정을 지난 2006년 중순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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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 협의회는 함께 보유 지분을 공동 매각하는 서면결의 절차를 마쳤다. 협의회 측은 향후 산업은행 M&A실을 포함한 복수의 자문사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달 중에는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만약 채권단 등 협의회 보유 지분이 재무적투자자(FI) 등이 아닌 경영권을 노린 특정 업체로 한꺼번에 매각되면 단일 최대주주 태평양시멘트는 단번에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현재 채권단 등이 보유한 지분은 총 46.83%이다. 태평양시멘트 보유 지분은 특수관계자인 TCC홀딩스를 합쳐 32.36%에 달한다. 한 마디로 적대적 M&A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 단일 최대주주로 들어오게 된 시점은 지난 2000년도다. 1997년 외환위기 파고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쌍용그룹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김성곤 회장과 그 일가는 보유 중이던 쌍용양회 지분을 1999년 후반부터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태평양시멘트는 대규모 자금을 들여 쌍용양회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쌍용그룹 해체 수순과 함께 쌍용양회는 2002년부터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2005년 마침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벌였고 현재의 지분 구도를 형성했다. 단일 최대주주였던 태평양시멘트도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벌였다. 지금까지 쌍용양회 지분 취득 및 지원에 태평양시멘트가 들인 자금만 약 7000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는 태평양시멘트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쌍용양회 수익성은 심각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연결기준 1690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2년간 적자가 이어졌다. 이후로도 소폭의 흑자만 냈을 뿐 두드러진 수익성 확대를 이루지 못했기는 마찬가지다.

수익성 악화는 쌍용양회의 재무여력을 현저하게 부실한 상태로 이끌었다. 6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2432억 원에 달하고 현금성자산은 438억 원에 그쳐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부채가 1조7971억 원, 자본은 1조2367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45.3%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데도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라파즈한라 등 국내 상위 5개사와 비교해보면 재무구조가 가장 부실한 축에 속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단일 최대주주 태평양시멘트가 우회 지원에 나설 법도 하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자산 매각 등을 거쳐 쌍용양회 스스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뛰었을 뿐이다. 하지만 쌍용양회 자체도 계열사 등 자산 매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탓에 기대했던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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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원에 소극적이기만 했던 태평양시멘트의 행보는 채권단 등 협의회가 지분을 동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 등이 보유한 대규모 지분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평양시멘트가 적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지분이라도 사들이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협의회 측과 일정 부분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관사 선정 등이 마무리된 것도 아니고, 여러 후속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M&A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도 쌍용양회의 채권단 등 협의회 지분 총 매각가가 5500억 원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당 9500원 수준(16일 종가 기준)인 쌍용양회 주가를 고려해 계산된 수치다. 채권단은 과거 워크아웃 당시 1조2000억 원대 달하는 몫을 출자전환해 지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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