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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쉬핑과 금호家의 두 오너들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14-11-03 10:30: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승계와 같은 개인적인 이해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내외 환경 급변에 대처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다"

폴라리스쉬핑의 두 오너 한희승 회장과 김완중 회장이 60대의 나이에도 후계준비를 전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자 관계자가 한 말이다.

대학 선후배인 두 회장은 의기투합해 지난 2004년 폴라리스쉬핑을 창업하고 불과 9년 만에 회사를 매출 8000억원 수준으로 키워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회사가 컸으니 후계준비도 서두르고 회사를 나눠 가지는 딴 생각도 할 법 하다.

하지만 두 회장은 개인적인 이해는 안중에도 없다. 특히 한 회장은 최근 자신의 폴라리스쉬핑 지분을 김 회장과 공동소유법인에 증여하며 그동안 우위에 있던 지분율을 김 회장과 동률로 맞춰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 사세확장에만 전념하기 위한 조치다. 돈 앞에서 천륜도 져버리는 재계 풍토와 달리 두 회장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회사의 번창을 위해 형제보다 진한 우정으로 합심하고 있다.

이른바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폴라리스쉬핑의 이같은 사례는 형제간 다툼으로 선대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훼손시키고 있는 금호家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아들들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이야기다.

최근 박찬구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박찬구 회장은 사건의 배후에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 역시 지난 9월 4000억원대 배임혐의로 박찬구 회장으로부터 고소당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력계열사들이 법정관리와 자율협약 졸업이라는 중대기로에 서있고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시황악화로 고전하고 있지만 두 형제는 법정공방에 한창이다. 채권단과 투자자들은 오너리스크에 따른 불안감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선대 회장의 기업가정신에 누가 되는 행보이기도 하다. 고 박인천 회장은 초등학교 중퇴 출신으로 택시 두대로 운송업을 시작해 한 때 재계 7위 그룹으로 키워내고 이를 자식들에게 물려줬다.

소설가 이창동씨가 쓴 고 박인천 회장의 일대기 ‘집념'에 따르면 박인천 회장은 생전에 자녀들을 불러 놓고 재물에 집착하지 않도록 이렇게 강조했다.

"두더지가 아무리 물을 많이 마신다해도 제 배를 채울 정도고 뱁새가 아무리 깊은 숲속에 집을 지어도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다.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세끼 먹을 밥을 네끼, 다섯끼 먹는 것 아니고, 죽을 때 싸들고 가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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