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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삼성엔지, 주가 관리 안하나 못하나? 주가 바닥 '합병비용' 눈덩이…지배구조 강화 차원 자기주식 확보 관측

길진홍 기자공개 2014-10-30 08:38: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9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을 앞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 불안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에 따른 비용 증가와 합병 불확실성 우려에도 불구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재무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결의 후 잇따른 주가 약세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통합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평소 삼성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 하락한 5만 780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잇따라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들이 일부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중공업과 합병 결의에 따른 시너지 창출 기대에도 불구 개인과 기관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

삼성엔지 주가 추이

합병 결의 후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9월 1일 이사회 개최 후 주가가 24.4% 빠졌다. 삼성중공업과 통합 발표 후에도 중동지역 플랜트 등 해외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주가는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매수청구대금 6만 5439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해양 플랜트 제작기술과 엔지니어링 장점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시장에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의 주가도 맥을 못 추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두 달간 약세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2만 4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양사의 합병비용을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은 주식반대매수청구 대금의 합이 41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6%에 해당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대금 한도는 9500억 원(발행주식의 약 15%)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배임 등을 이유로 합병에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예상치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는 합병 비용이 예상금액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를 생각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최대 4000억 원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주가 추이

합병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평소 관리의 삼성답지 않다는 얘기가 많다. 매끄럽지 못한 합병 진행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통합은 장기적으로 해양 플랜트 부문의 수주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합병비용 증가는 현금 유출을 가져와 단기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합병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주가를 끌어 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주가 회복을 위한 그룹 차원의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관점에서 합병 반대로 인한 자기주식이 불어나는 게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규모 주식매수청구로 삼성중공업에 유입된 자기주식을 삼성물산 등에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경우 시장에 영향을 덜 미치고, 손쉽게 지분을 넓힐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중요한 고리인 삼성물산 아래에 주력 계열 건설사를 두고, 지배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당장 자본력이 취약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부담을 무릅쓰고, 이를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 등 지배구조 재편 차원에서 일련의 후속조치를 생각하면 이번 합병은 예정대로 강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금 유출을 최소화 하기 위한 주가 방어 노력과 합병비용 조달이 어떻게 이뤄질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지분구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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