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7년만에 동아쏘시오와 악연 청산하나 동아ST 지분 102억원 어치 매각...사실상 경영개입 어려워 결정한듯
장소희 기자공개 2014-10-30 08:35: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9일 1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7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동아쏘시오그룹 지분을 매각하며 그동안 얽혀있던 악연을 청산할 것으로 보인다.한미약품은 과거 동아제약 지분 인수로 인수·합병(M&A)설에 오르고 지난해 지주사 전환건에 반대하는 등 동아쏘시오그룹과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관계를 동아ST 지분 일부 매각에 이어 최종적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까지 모두 매각해 해소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동아ST 지분 2.06%(9만7402주)를 장내매도 방식으로 처분했다. 동아ST 지분 4.05%(31만2302주)를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는 2만3000주를 매각했고 2.06%(20만 주)를 갖고 있던 한미약품은 이중 7만4402주를 팔았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은 102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만3000주를 평균 10만5600원가량에 매각해 24억 원을 마련했고 한미약품은 7만4402주를 평균 10만4500원에 팔아 77억 원 넘게 현금화했다. 마련된 자금은 현재 한미약품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R&D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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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동아쏘시오그룹 지분을 매각한 것은 지난 2007년 당시 동아제약 지분을 매입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지분 인수 당시 한미약품이 적대적 M&A를 시도한다는 의혹도 있었고 지난해에도 지주사 전환건에 반대하며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터라 이 지분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었다.
한미약품과 동아쏘시오그룹의 악연은 당시 동아제약의 경영권 문제가 있던 시기부터 시작됐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아들 강문석 부회장이 경영권 사수를 위한 지분 경쟁을 벌인 것이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이 한양정밀 등 우호 지분까지 합쳐 M&A 기회를 엿봤다. 이듬해에도 추가적으로 22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어 동아제약 지분을 늘리며 M&A 가능성을 이어갔다.
강 회장이 가까스로 경영권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커서 경영권 위협은 계속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에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한미약품은 또 한번 동아제약을 뒤흔들었다. 지주사 전환 안건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결정됐고 강 회장을 포함한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미약품 입장에선 6년 여 동안 엿봤던 M&A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고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단순 투자 자산이 된 셈이다. 지분 활용 방안을 놓고 한미약품의 고민이 시작된 시점도 이때 쯤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미약품이 동아쏘시오그룹 경영권에 눈독 들인다는 시장의 오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남아있는 지분에 대한 추가적인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동아쏘시오그룹과 한미약품의 관계가 완전히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분 매각 후 한미약품그룹이 보유한 동아ST 지분은 6.65%(51만2302주)다.
동시에 한미약품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매각도 고려 중이다. 동아쏘시오그룹 경영 참여에서 사실상 손을 뗐기 때문에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도 단순 투자 자산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한미약품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3.73%(16만1994주)를 보유하고 있고 한미사이언스도 4.56%(19만7947주)를 가지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R&D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동아ST 지분 매각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같은 맥락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입장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매도가능증권 중 사실상 동아쏘시오그룹 말고는 처분이익이 나는 것이 없어 택한 것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자금 조달도 하고 과거부터 업계와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문제도 일부 해소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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