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30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빅3' 자산운용사 중의 한 곳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찌감치 '글로벌'을 외친 업계 리딩 컴퍼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홍콩·미국·영국·인도·브라질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금융 영토확장에 힘썼다.이러한 노력은 2000년대 중반 차이나·브릭스펀드가 전 세계적으로 힘을 받으면서 빛을 발했다. 2006년 출시된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주식)'은 2007년 한 해 동안 75.8%라는 경이로운 수익률로 중국펀드 돌풍을 일으켰다. 2007년 출시한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주식)' 역시 브릭스펀드 열풍을 타고 불티나게 팔렸다.
해외펀드의 절정은 인사이트펀드였다. 2007년 10월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은 출시 보름 만에 4조 원이 넘는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며 신화를 써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그만큼 깊다고 했다. 곧이어 들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도는 많은 자금을 끌어 모으며 흥행 대박을 친 미래에셋 해외펀드에게 유독 가혹했다. 2000년대 중반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펀드 중 다수는 여전히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호펀드 등 일부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30% 이하로 성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내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더라도 운용사는 꼬박꼬박 '운용보수'를 떼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운용의 대표적인 해외펀드는 1% 대 이상의 높은 운용보수를 5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펀드의 경우 운용보수가 무려 1.5%에 달한다.
물론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해서 운용보수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에 대한 운용사의 매너와 배려다. 운용사와 판매사 말만 듣고 최소 7년 이상 10년 가까이 장기투자 했는데 여전히 원금 회복조차 못하고 있다면 운용보수를 깎아 주는 최소한의 배려 정도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최근 히트를 친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운용보수는 0.7%로 인사이트펀드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최근 성과도 좋고, 운용보수도 저렴한 컨슈머펀드를 선택하지, 부진한 성과에 운용보수율만 높은 '미차솔'이나 브릭스·인사이트펀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이들 펀드에 들어오는 신규 가입도 거의 없다. 대부분 과거 고점에 들어와 발이 묶여 있는 자금들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높은 운용보수를 꼬박꼬박 받고 있다는 건 과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영광의 시절을 함께했던 투자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이건 비단 미래에셋에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다. 다수 운용사들이 차이나·브릭스 등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 펀드를 통해 여전히 거액의 운용보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언급될 수밖에 없는 건 과거 해외펀드 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해외로 진출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펀드 투자라는 신세계를 접하게 해줬던 리딩 컴퍼니의 모습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리더에겐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형편 없는 수익률에도 자기 잇속만 챙기는 리더의 모습은 지켜보기 거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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