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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IPO 재무개선 효과 '끝났다' [Company Watch]수익성 악화, 부채비율 회귀…재무 부실 장기화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4-11-03 08:27:55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0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이후 현대로템에 불안감을 주는 요인은 단지 수익성 저하 뿐만이 아니다. IPO를 통해 반짝 개선됐던 재무구조가 예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43.6%로 전년 말 대비 4.7%포인트 올랐다. 부채비율 상승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차입금이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200억 원이나 늘었다.

이 기간 현금성자산이 소폭 늘었지만 차입금이 워낙 크게 증가한 탓에 순차입금도 늘었다. 9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332억 원으로 순차입금은 1조2902억 원이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전년 말 25.9%대였던 차입금의존도가 올해 9월 말에는 32.2%까지 증가했다. 동종업계 대비로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불과 9개월 사이 재무구조가 이처럼 빠르게 악화된 것은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 크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현대로템이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3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78억 원 대비 4분의1 토막이 났다.

3분기에는 2005년 이후 분기 사상 처음으로 21억 원대 순손실까지 기록했다. 플랜트, 철도 부문의 수주 실적 저하와 고정비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이처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이 부실해지다 보니 운용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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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로템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IPO 덕이 컸다. 주당 2만3000원에 대규모 일반공모를 단행하면서 4765억 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유입됐다. IPO 직전인 2013년 9월 말 기준 현대로템 부채비율은 257%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IPO를 통해 간신히 개선시켜놓은 재무구조를 전혀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IPO 후 불과 3분기가 지났지만 분기가 갈 수록 차입금과 부채비율만 늘고 있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수주 실적이 부실한데다 수익성 침체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재무구조가 보다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누계기준 현대로템이 기록한 신규 수주액은 플랜트, 철도, 중기 부문을 합쳐 1조84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464억 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수주잔고는 5조6671억 원으로 전년 6조 원 대비 크게 낮다. 신규 수주가 확고히 늘어나지 않는 한 수익성 약세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그룹사로부터 별다른 일감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매출을 올려줬던 현대제철은 3고로까지 완공하면서 더 이상 현대로템에 줄만한 일감이 없다. 현대·기아차에서는 일부 발주 물량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라 언제 이뤄질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다.

결국 현대로템은 당분간 차입금을 늘려나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를 통해 간신히 회복시켜놨던 재무구조가 예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갈 공산이 그만큼 높다는 지적이다. 재차 부채비율이 200%대를 넘는 부실한 회사로 전락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IPO가 완료된 후 이처럼 수익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관리마저 부실하게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애초 공모가 자체도 과도하게 선정됐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연이어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플랜트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둬들였던 직접적 배경은 현대제철 고로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컸다"며 "현대·기아차로부터 물량을 수주하더라도 당장 플랜트가 흑자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철도 부문 역시 고정비 증가가 불가피해 차입금 증대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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