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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놓친 서울반도체, '양치기 소년' 전락 [Company Watch]4분기 턴 어라운드 전망에도 의문 부호

권일운 기자공개 2014-11-05 09:40: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3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반도체가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했다. 2분기 실적발표회 당시 제시한 가이던스에 한참 미달하는 3분기 실적을 낸 탓이다. 1년 전만 해도 분기에 3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서울반도체는 손익분기점(BEP)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서울반도체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고객사의 대형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지체되고 있고 △연구개발(R&D)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가격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시장의 트렌드를 읽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서울반도체는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10% 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회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 시기가 정점이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가파르게 줄어든 탓에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들어 5%대까지 하락했다.

3분기에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매출액 2032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9%까지 떨어졌다. 7월 말에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회사 측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인 매출액 2600억~2800억 원, 영업이익 150억~160억 원에 비하면 한참 모자랐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회사 내부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경쟁사들이 같은기간에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서울반도체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력 악화의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ED 조명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반도체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점유율을 늘리는 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며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R&D 투자와 마케팅 비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4분기부터는 턴 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에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앞으로 브이(V) 커브를 그리느냐,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느냐가 관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시각은 우호적이지 않다. 2분기와 3분기에 연달아 회사 제시 가이던스에 크게 미달한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미운 털이 박힌 부분도 있지만, LED 시장 상황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크리(Cree)와 LG이노텍 등 주요 LED 업체가 4분기 실적과 관련해 역성장하거나 개선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 서울반도체의 실적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1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재고자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서울반도체는 "고객사의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재고 확충"이라는 입장이지만 매출 성장없는 재고 자산의 증가를 위험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업체인 중국 사난에 비해 서울반도체의 재고자산 회전율(생산과 판매의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간주)은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지난해 282%였던 재고자산 회전율이 149%로 떨어진 것은 너무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재고관련 평가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재고평가손실에 따라 영업적자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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