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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승계 시동' 해성그룹, 달라진 경영 행보 보수적 기조 탈피 M&A 등 적극 나서, 그룹 비전도 선포

장지현 기자공개 2014-11-21 08:23:54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8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사 이후 줄곧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해왔던 해성그룹이 3세 경영승계와 맞물려 공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해성그룹 계열사 계양전기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이정훈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정훈 대표 내정자는 삼성테크윈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미국 노스웨스턴대 MBA출신으로 지난 2012년 11월 해성그룹 기획조정실에 합류했다. 계양전기가 이 대표를 선임한 것은 지난 9월 자체적으로 수립한 비전 2020 달성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계양전기 관계자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매출규모를 3배가량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며 "이정훈 부사장이 전동공구 사업에 전문성이 있고 따라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말했다.

해성그룹은 지난 9월 ‘제2의 창업'이란 비전을 선포했다. 단재완 회장은 당시 "성장 없이는 발전이 없고 결국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며 "해성그룹이 남들 못지 않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다른 대기업에 비해 외형도 크게 부족하고 질적인 면에 있어서도 많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해성그룹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제지를 통해 국일제지의 중국 공장을 320억 원에 인수하며 특수지 시장에 진출했고, 올 4월에는 삼성테크윈 MDS사업부를 인수해 해성DS를 출범시킨데 이어 올해 비전 선포도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B2B사업을 하는 제지업계에서 B2C 제품을 출시한 것 자체가 과감한 시도였다"며 "밀크 출시를 통해 한국제지라는 기업의 인지도가 굉장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1937년 '일만상회'로 시작해서 커온 한국제지, 계양전기, 해성산업 등으로 몸집을 불려온 해성그룹은 고 단사천 총회장의 유지대로 그간 보수적인 경영을 유지해왔다. 고 단사천 총회장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사업하지 말고 가진 돈 범위 내에서 투자해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라"고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2세 단재완 회장은 착실히 유지를 따라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국제지, 해성산업, 계양전기, 한국팩키지 등 주요 계열사의 부채비율은 평균 26.8%로 조사됐다. 또 이익잉여금 역시 4개사 한해 매출과 맞먹는 8003억 원을 쌓아 놓았다.

하지만 건전한 재무지표와는 반대로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4개사의 매출은 9554억 원, 영업이익은 16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8%에 불과했다. 쌓아놓은 실탄은 많지만 수익성은 지지부진한 셈이다.

2010년 단재완 회장의 장남 단우영 씨와 차남 단우준 씨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해성그룹의 경영기조는 바뀌기 시작했다. 잇따른 인수합병(M&A)과 그룹 경영선포에는 해외유학파 출신인 오너3세들의 역할이 컸다고 전해진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단우영 부사장과 단우준 전무는 삼성테크윈 MDS 사업부 인수와 그룹 경영선포에 상당히 관여를 했으며 의사결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귀띔했다.

현재 장남 단우영 씨는 해성DS 부사장, 한국제지 전무를 맡고 있으며, 차장 단우준 씨는 해성DS 전무, 계양전기 상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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