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외환은행, 더딘 성장…'성장동력 발굴필요'[2014년 4분기]⑦원화대출 연평균 4% 증가…가계대출은 마이너스
윤동희 기자공개 2015-03-09 08:04:0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의 대출 증가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여신 확대는 수익을 창출하는 '탑 라인(Top-line)' 개선을 위한 필수 과제다. 대출자산을 제 때, 적정 수준으로 늘리지 않으면 은행의 향후 성장동력이 떨어진다. 현 추세대로라면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 말대로, 자산 규모 면에서 BS금융지주에 뒤쳐질 가능성도 있다.◇ 원화대출 증가율 하위권…10년 간 23조 증가
외환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 규모는 52조 5040억 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3.3% 밖에 성장하지 못했지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4.6%, 8.8%, 7.3%의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이다.
부문별로 나누면 기업대출 부문에서는 9.3%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가계 부문에서는 대출금 규모가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5.5%, 국민은행은 7.8%, 신한은행은 9.4%, 우리은행은 12.2%를 늘려 외환은행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외환은행의 가계대출금 성장률은 외환위기 직후 증가하며 2년 여간 업계 평균 수준 성적을 기록하다, 하나금융에 인수된 2012년 이후부터 성장률이 떨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외환은행의 한 임원은 "지난해에는 집단대출의 금리 경쟁이 심해 역마진을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여신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로 분류되는 중도금대출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외환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전년대비 8.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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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외환은행의 낮은 대출 성장률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부터의 5개 시중은행의 원화대출금 연평균 성장률(CAGR)과 비교하면 외환은행이 4.8%로 국민은행(4.3%)보다는 높지만 하나은행(6.9%), 신한은행(6.1%), 우리은행(5.3%) 보다 낮다. 무엇보다 외환은행의 여신규모가 다른 시중은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의 성장 속도가 평균 이하로 더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07년부터 증가한 원화대출금의 절대액수는 외환은행이 14조 원으로 41조 원, 49조 원, 54조 원, 50조 원을 기록한 하나·국민·신한·우리은행보다 적다. 10년 전인 2005년과 비교하면 23조 원이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하나은행이 59조 원, 신한은행이 79조 원, 우리은행이 90조 원을 늘려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졌다. 론스타 인수 후 자산 증대나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온 데다, 점포수가 적어 여신 취급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영향이 컸다.
◇ 기업대출 이자율 등 수익률 감소 우려
기초 체력이 떨어지는 만큼 수익성 위협의 영향도 크다. 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 등 이후 저마진·저성장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은행 전반의 수익성은 감소하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외환은행처럼 규모가 작은 은행일 수록 외부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다.
이중에서도 외환은행의 하향세가 더 가파른 편이다. 대출 성격상 가계대출의 금리가 기업대출보다 더 완만하게 내려가는 경향이 있어,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외환은행의 경우 수익률 하락폭이 더 컸다. 외환은행의 이자부자산 수익률은 3.59%로 전년대비 0.51%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38% 포인트, 국민은행은 0.45% 포인트, 신한은행은 0.42% 포인트, 우리은행은 0.51% 포인트 떨어졌다.
단순히 금리인하 기조뿐 아니라 외환은행의 기업대출 경쟁력 약화도 마진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은행이 주력하는 기업대출 부문의 수익률은 지난해 0.53% 포인트 떨어진 4.01% 포인트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 수익률을 0.39% 포인트 떨어진 4.09%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자율이나 낙폭에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보다 양호한 성적을 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조기 통합을 준비하며 영업에 매진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점포수에 한계가 있지만 점주 권역을 최대한 넓혀 중소·중견기업,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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