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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동갑내기 12년 가치투자 '빛났다' [thebell interview]김민국·최진철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정준화 기자/ 한아름 기자공개 2015-03-16 16:53:01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늘과 실. 김민국, 최준철 브이아이피투자자문(이하 VIP투자자문) 공동대표를 보며 주변에서 빗대는 말이다. 1976년 동갑내기 두 사람은 매사에 늘 함께 하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외부 행사에 동반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고, 공동대표답게(?) 사무실도 공동으로 쓴다.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이들의 첫만남은 14년 전(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재학시절 처음 만난 이들은 '서울대투자연구회'에서 가치투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동아리 회원들의 자금을 모아 VIP펀드를 만들어 그들이 연구한 가치투자를 실행에 옮겼다. 이 펀드는 지금의 VIP투자자문의 모태가 됐다.

2003년 펀드를 청산할 때 117% 수익률을 달성한 이들은 그 해 국내 최초의 학생 금융 벤처인 VIP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철저하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투자를 실행에 옮긴 VIP투자자문은 설립 이후 12년간 연 평균 18% 정도의 꾸준한 수익을 고객들에게 안겨줬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을 제외하면 한 해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적이 없다. 변치 않는 성적 덕분에 VIP투자자문의 계약고는 어느덧 2조 원을 넘어섰다.

고객들은 젊은 두 동갑내기 가치투자 전도사에게 무한신뢰를 줬고, 고객과의 가장 접점에 있는 일선 PB들도 이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VIP투자자문은 머니투데이 더벨에서 주최한 '2015 Korea Wealth Managemetn Awards'에서 '100인의 PB가 뽑은 올해의 투자자문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14년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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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좌)·김민국(우)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 가치투자 '외길'...일선 PB들이 인정했다

VIP투자자문의 지난해 4~7% 수준의 수익률을 거뒀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마이너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편이다. 다만 지난 12년 간 VIP투자자문의 연간 평균 수익률이 18% 수준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성적이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2013년 수익률도 20%를 넘어섰던 터라 상대적으로 지난해 성적이 부진해 보였다.

그러나 100인의 PB들(보험사 16명, 은행 36명, 증권사 51명)은 VIP투자자문을 최고의 자문사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100인의 PB들을 대상으로 1·2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34%가 VIP투자자문이 최고의 자문사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PB는 "고객들은 벤치마크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낫는지 보다는 절대적인 수익률이 얼마나 났는지에 관심이 많다"며 "이런 측면에서 별다른 손실 없이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하며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VIP투자자문에 점수를 줬다"고 평가했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수익률 보다는 그동안의 꾸준한 모습을 보고 뽑아주신 것 같다"며 "영업 현장에 있는 PB분들로부터 인정받아 더 의미가 크고 기쁘다"고 말했다.

◇ 오해받고 있는 소외된 주식 찾아라

"꿈이 실현되기 보다는 오해가 풀리는게 쉽습니다." 두 공동대표는 시장이 오해하고 있는 주식을 좋아한다. 이런 주식 중 시장에서 소외된 주식은 더더욱 관심을 갖는다. 이런 주식을 먼저 포트폴리오에 담아 오랫동안 묵혀놓으면 오해가 풀리고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시기에 고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지방소주업체 무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학은 소주업체지만 활발한 ELS 투자로 자산을 운용한다. 2005년부터 ELS 투자를 시작한 무학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00억 원대 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충격을 받았다. 주가가 급락했지만 두 대표는 무학의 본사 영업이 문제가 없고 점유율에 변화가 없어 주가 하락이 오히려 매수의 기회라고 여겼다. 무학은 또 저도주(16.9%)인 '좋은데이'를 내놓으며 대선주조의 텃밭이던 부산지역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해 4000원대에서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6년이 지난 후 주가는 2만 4000원까지 치솟았다. 두 공동대표는 회사를 잘 키워준 최재호 무학 회장에게 고객을 대신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에서 신발도 선물했다.

이들은 최근 정유사와 지방은행 등과 관련된 주식을 유심히 보고 있다. 김민국 대표는 "지금은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있지만 정유주의 경우 지금 주가는 악재가 과다하게 반영된 부분이 있다"며 "정제마진이 개선될 여지가 많고 기저효과로 인해 재고평가 손실이 났던 부분이 이익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은행이 저평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지방은행은 좀 더 저평가 됐다"며 "이들은 M&A를 통한 성장 여력도 크다"고 덧붙였다.

◇ 아시아권 투자 영역 확장의 꿈

VIP투자자문의 올해 큰 목표 중 하나는 가치투자의 영역을 국내에서 아시아로 넓히는 것이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국내에서만 투자 대상을 찾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2007년부터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리서치 하며 꾸준한 투자를 병행해 왔다. 2012년에는 홍콩 현지 자산운용사인 페더스트리트(PEDDER STREET)와 합작 후 국내 최초로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아시아그로스펀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에는 대신자산운용을 통해 아시아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인 '대신VIP아시아그로스'를 출시했다. 10여년 가까이 아시아 시장에 투자해 온 노하우를 토대로 아시아권 가치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컨셉이다.

최준철 대표는 "투자 지역을 넓히는 것이 과제"라며 "지리적, 문화적 유사성이나 향후 20년간 산업의 변화를 생각하면 아시아가 답"이라며 "그 중 중국은 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의 공항이라던지 인도네시아 백화점 등 아시아권의 가치주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와 합작을 맺은 페더스트리트의 홍콩 CIO인 레스터 푼은 90년대부터 20년 이상 아시아 시장에 투자해 온 전문가"라며 "다년간 경험을 토대로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운용사 전환? 아직은 자문사가 좋다

계약고가 2조 원까지 늘어난 VIP투자자문의 운용사 전환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미 브레인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등 유명세를 떨치던 자문사들은 운용사로 전환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VIP투자자문은 언제든 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는 요건을 충분히 갖춘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문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35명), 자문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로 향후 운용사 전환을 한 후에라도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VIP투자자문은 아직까지는 자문사 DNA를 고수한다는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운용사 전환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여전히 가장 잘 할 수 있는 자문업에 더 초점을 맞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최진철 대표는 "가치투자를 바탕으로 꾸준히 좋은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이 더 즐겁다"며 "만일 운용사로 바뀌게 된다면 경영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현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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