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도사린 '재보험 구조변화' [위기의 보험사]⑫재보험자 요율 폐지·해외진출 성공여부 등 관건
윤 동 기자공개 2015-03-23 08:10:59
[편집자주]
2015년을 맞아 전 보험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3년 앞으로 다가온 보험부채 시가평가까지 위험요소들이 곳곳에 산재된 탓이다. 위기대응법도 다양하다. 자체적으로 경영효율성 극대화 정책을 펼치거나 계열사 문제 해소, 해외 진출, 자본확충 등 경영진과 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대응법들도 쏟아져 나온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보험사가 직면한 내·외부의 위기요소와 대처법 등을 통해 위기상황에 봉착한 보험업계의 현 주소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9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보험사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는 삼저(저금리·저성장·저출산) 현상이 코리안리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니다. 문제는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라는 프리미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코리안리의 2014년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유독 큰 비행기·선박 사고가 많아 일시적인 손해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리안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던 제2의 재보험사 설립도 무산됐다.
그렇지만 재보험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예전같지 않다.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 중의 하나는 재보험자 협의요율 축소 내지 폐지 이슈다.
재보험자 협의요율 폐지는 지난해 보험업법 개정 당시만 해도 단계적 폐지로 가닥이 잡혔으나, 중소형 손보사들의 반대로 처리가 지연됐다.
금융당국은 규제완화 차원에서 재보험 시장의 투명화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초 경비·차량정비업체 배상책임보험, 다음 달에는 200억 원 이하 재산종합보험에 대한 참조순보험요율을 발표하는 등 최근에도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이와 괘를 같이하는 협의요율의 단계적 폐지 문제도 금융당국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나가기로 결정한 상황으로, 지금은 시행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당국은 적어도 수년 내에는 단계적 폐지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코리안리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코리안리는 '비전 2050'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비전 2050은 2050년까지 글로벌 빅3 진입, 해외수재 80% 등을 달성해 글로벌 재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것.
코리안리는 올해 북경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20~30개 국가에 지점을 설치하는 식으로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리안리는 그동안 해외수재 등의 경험을 살려 단시간에 해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보험업계에서는 현지 사정에 능통한 인재를 양성하기까지 적어도 수년 이상 걸리는 만큼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몇몇 한정된 국가가 아니라 단기간에 수십여 개 국가에 한꺼번에 진출하는 것은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원종규 사장이 한정된 임기에 쫓길 위험이 없는 오너 2세라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원 사장은 오너 2세이나 코리안리에 입사하고 28년이 지나서야 CEO에 오르는 등 웬만한 전문경영인보다 보험업에 대한 경험 면에서는 낫다는 평가다. 반면 원 사장이 주도했던 이번 해외진출이 혹시 실패한다면 오너 경영인으로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은 문제점이다.
보험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코리안리는 다른 손보사들의 위기와는 큰 연관이 없으며 재보험 시장의 변화와 이를 주도하는 정책 등에 크게 좌우된다"며 "지금까지는 독점적 지위와 협의요율을 통해 수익을 많이 창출했지만 현재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 관계자는 "코리안리는 해외진출 성공 여부가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삼성화재 등 더 큰 국내 손보사들도 실패한 해외시장 진출을 어떻게 이뤄낼지 업계의 관심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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