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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페이퍼, 산업용 인쇄용지 다각화 통할까 아트지 일변도 성적표 신통찮아..미국시장 위주로 공략

이윤재 기자공개 2015-03-24 09:25: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림페이퍼가 아트지에 산업용 인쇄용지를 병행생산하는 것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인쇄용지의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림그룹 구조상 인쇄용지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

경쟁사인 한솔제지와 한국제지는 지난 2013년부터 일찌감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쓰고 있다. 한솔제지는 충청남도 장항공장에 특수지인 감열지 생산라인을 추가해, 교차생산 체제를 갖췄다. 한국제지도 중국 특수지 사업장을 인수합병(M&A) 하는 등 특수지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무림페이퍼도 이들과 같은 이유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꾀하고 있다. 다만 그룹내 계열사인 무림SP가 특수지 생산을 담당하고 있어 인쇄용지라는 큰 틀은 벗어나지 않는다. 진주공장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산업용 인쇄용지 생산시설만 추가한다. 진주공장은 오는 7월께 시설교체를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산업용 인쇄용지 생산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기상으로 보면 경쟁사들보다 한발 늦게 '새판 짜기'에 돌입한 셈이다. 사업 다각화가 늦어지면서 아트지 위주였던 지난해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1780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3억 원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당기순손실은 416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펄프가격 하락이 제품가격에 영향을 끼치면서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무림페이퍼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나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됐다는 점은 위안이 되고 있다. 인쇄용지 4위 업체인 홍원제지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나타난 공백을 일정부분 가져오면서 반사효과를 누렸다. 무림페이퍼는 2013년 인쇄용지 공급과잉으로 인해 272억 원 가량의 재고자산을 쌓았지만 지난해에는 재고자산을 225억 원어치나 줄였다. 재고자산의 감소는 곧장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줬고, 지난해 1710억 원을 기록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목재의 조림부터 종이생산까지 수직계열화에 집중했다"며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이후 인쇄용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하다 보니 시기상으로 늦어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펄프가격 하락과 환율 변동이 커지면서 실적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대외환경이 크게 악화됐지만 영업에 역량을 집중했고, 그 결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쇄용지는 사업다각화 뿐 아니라 판매전략도 내수보다는 수출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국내 수요는 더 이상 폭발적인 증가보다는 현상유지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솔제지는 유럽 최대의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샤데스 등을 인수하며 유럽 진출 거점을 탄탄하게 구축했다.

무림페이퍼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개별기준 해외매출 3050억 원 중에서 약 45%에 달하는 1371억 원이 미국시장에서 발생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산업용 인쇄용지 중 주요 제품인 라벨지가 물류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며 "미국 시장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쇄용지 업체들은 제품가격이 높고, 매년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는 특수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무림페이퍼의 산업용 인쇄용지도 수익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쇄용지라는 큰 범주에서 같다는 점은 한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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