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진퇴양난..독자생존 아직 어려워 [제약업 리포트]제품 노후화 개선 미미...한독테바·제넥신 지원 불구 적자 지속
김선규 기자공개 2015-03-27 10:54:5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6일 1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안으로는 제품 노후화와 신약개발 부진 등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고 밖으로는 한독테바와 제넥신 투자에서 지분법 손실이라는 상흔만 남겼다.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와 결별한 이후 독자경영을 외쳤지만, 회사 안팎으로 난관에 부딪치며 가시밭길을 걷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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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83억, 103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6.2%, 38.2% 늘어났다. 태평양 제약의 제약부문 인수로 얻은 '케토톱' 선방으로 사노피와 결별 이후 3년 만에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영업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케토톱을 제외하고는 주력제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노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탓에 제네릭 출시로 판매량이 급감했고 개량신약이 쏟아지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맛봐야 했다.
실제 한독의 대표적인 일반의약품(OTC)인 '훼스탈'을 비롯한 당뇨병치료제군인 '아마릴 군', 고혈압치료제인 '테베텐 등의 매출은 전년보다 적게는 13.38%, 많게는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업계에서 우려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제품 노후화와 신약 발굴 부진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랜 기간 동안 사노피에 기대어 신약개발을 게을리해 향후 매출을 이끌만한 신약 개발이 전무한 상태다. 단백질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임상초기 단계에 있어 실질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제품 노후화와 신약개발의 부진을 다국적사의 상품도입으로 대응할 계획이지만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도입품목은 원가부담이 높고 마케팅 및 판매수수료 등 다양한 비용이 수반돼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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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제약사인 테바와 합작·설립한 한독테바와 제넥신 투자 상황도 여의치 않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지난해에만 78억 원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했다.
2013년 설립된 한독테바는 낮은 인지도와 영업환경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7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사업 특성상 안정적인 정착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며 포화 상태인 국내 제네릭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향후 추가적인 지분법 평가손실이 예상된다.
제넥신 또한 개발능력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며 순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제넥신이 영위하는 바이오신약 사업은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임상단계에서 사업화로 넘어가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개발기간 및 비용 부담으로 투자 위험부담이 크다.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는 가운데 제넥신 지분투자, 합작사 설립 등으로 재무구조는 다소 악화되기 시작했다.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4%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15%까지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46%에서 67.4%까지 늘어났다.
재무구조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익성 저하로 현금흐름 창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넥신 등 투자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2016년까지 케토톱 증설에 33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수익성에 재차 적신호가 켜진다면 차입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성장 둔화 및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다국적사의 도입품목 여부 한독테바의 시장안착, 제넥신의 투자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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