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08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껏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이달 초 최종식 쌍용차 신임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표이사 취임 소감을 묻고 답하는 가벼운 자리가 될 것으로 여겼다.하지만 최 사장의 말이 이어질수록 기자간담회는 출정식 자리로 바뀌었다.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기쁨보다는 어떻게 회사를 꾸려나가야 될 지에 대한 고민이 더 묻어났다.
"매년 새 모델을 한 대씩 출시하겠다",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 그는 자신의 숙제를 하나 하나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쌍용차 최고경영자(CEO)인 자신의 책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주인을 만났지만 쌍용차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영업 손실이 났고 시장 경쟁력을 의미하는 신차 출시 주기도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길다. 경쟁사들이 매년 1~2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있는 반면, 쌍용차는 올해 신차 '티볼리'를 4년만에 내놨다.
1기 체제를 이끌었던 이유일 부회장(전 대표이사)은 좌초됐던 '쌍용차'호(號)를 심해에서 건져 다시 바다로 나아갈 수 있게 끔 정비하는 역할을 했다. 법정 관리를 거쳐 네 번째 주인을 맞았고, 노사 갈등도 봉합했다. 미래를 위해 없는 살림에도 신차 개발에 힘을 쏟았다.
정비를 마친 쌍용차에게 필요한 건 이제 추진 동력이다. 신차를 출시해 이익를 내고, 이 여유 자금으로 다시 신차를 개발해 판매하는 선순환 사업구조를 만드는 임무가 최 사장에게 맡겨진 셈이다.
무거운 손수레를 끌 때 첫 바퀴를 굴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힘을 쏟아 첫 바퀴를 굴리고 나면 다음은 수월하다. 관성이 생겨 작은 힘에도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이 부회장이 다듬고 정비한 쌍용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첫 바퀴를 굴려야 하는 자리에 앉았다. 이 기회를 얻기 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 한 번만 엇나가도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현대차처럼 실패를 감내할 만큼의 체력도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쓴 쌍용차 CEO 왕관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최 사장은 쌍용차가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을 때부터 합류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 누구보다 쌍용차를 잘 알고 있고, 경험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그 무거운 책무를 자신이 지고 나가야할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 사장이 쌍용차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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