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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SK㈜ 합병]안 쓴다던 합병 카드, 갑자기 왜 꺼냈나공정위, 국세청 일감몰아주기 각종 규제..SK C&C 주가 상승도 도화선

김장환 기자공개 2015-04-20 15:32:32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0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SK와 SK C&C의 합병 카드를 갑작스럽게 꺼내 들었다. 증권가 등에서 합병이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지만 SK그룹은 그동안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합병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그럼에도 합병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된다.

SK C&C를 그대로 끌고갈 경우 SK그룹의 가장 큰 부담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규제가 지목된다. 과도한 내부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지분율이 규제 범위를 넘어선다. 규제 요건 해소를 위해 계열사로부터 SK엔카를 가져오며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이미 실패한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대기업의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총수 및 친족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 내부거래 매출액 12% 혹은 200억 원 이상 기업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규제의 가장 큰 부담은 제재 수위가 단순 과징금이 아닌 총수 일가의 검찰 고발 등 사법적 범위를 넘나들다는 점이다.

SK C&C는 지난해 별도기준 1조979741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8078억 원이 SKT, SK브로드밴드 등 내부관계자들과 거래다. 내부거래비율은 40.9%. 총수일가인 최태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 중인 지분율은 43.4%대로 공정위 규제 대상에 고스란히 포함된다.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을 요하는 사업은 법률상 적용제외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만 이를 마냥 기대하기도 어렵다. SK C&C가 '보안성'에 준하는 그룹내 전산통합시스템(SI) 사업을 전담하고 있어 내부거래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이에 대해 공정위가 어떤 유권해석을 내릴지 알 수 없다. 시시때때로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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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최 회장을 향한 증여세 부과도 합병을 결정한 배경 중 한 축으로 해석된다.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총수 일가가 지분을 쥐고 있는 회사에서 일감몰아주기 비율을 책정해 총수 개인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총수 지분율이 3%를 초과하고 내부거래비율이 30%를 넘으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다.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가 쥐고 있는 지분가치가 그만큼 증식했다는 판단에 따라 부과하는 증여세다.

이를 토대로 보면 최 회장은 지난해 SK C&C의 내부거래비율을 기준으로 올해 60억 원대 증여세를 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SK C&C로부터 매년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가고 있고, 여타 배당 소득까지 고려하면 그룹 총수로서 그리 큰 금액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비슷하거나 회사 성장시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감안하면 결코 적은 액수도 아니다.

아울러 SK C&C 주가가 지난 1년여간 급속도로 올라 SK와 합병 시도시 최 회장의 지분율이 크게 희석되지 않을 것이란 점도 합병 카드를 마침내 꺼내든 이유로 거론된다. SK는 지난해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하며 합병시 최 회장의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벌여놓기도 했다.

지난 17일 기준 SK C&C 주가는 23만7500원으로 불과 1년 만에 10만 원 가까이 뛰었다. SK 주가(17만8000원)를 뛰어넘은 지는 이미 오래다. 합병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시작된 주가 상승이다. 이를 기준으로 최 회장의 합병회사 보유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23.4%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1년 전 SK C&C 주가(14만4500원)에 합병을 시도했다고 가정하면 최 회장 지분율이 15%대까지 떨어졌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더욱 높은 수준으로까지 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C&C가 보유한 자사주는 600만 주, SK가 확보 중인 자사주는 883만 주(지분율 18.6%)에 달한다. 지난해 400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밝혀왔지만 사실상 합병시 최 회장 지분율을 보호하기 위한 행보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 C&C는 합병 발표와 동시에 자사주 600만주를 오는 27일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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