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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K C&C 합병 안하나 못하나 합병시 최태원 지분율 22% '시기상조'..추가지분 매입 여력↓ '관망세'

김장환 기자공개 2014-09-05 08:25:41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3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와 SK C&C의 합병 가능성이 최근 들어 재차 부각되고 있다. SK C&C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기형적 지배구조상 언젠가 양사간 합병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는 점에서 SK C&C의 최근 변화는 소문에 불씨를 당기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합병은 쉽지 않다. 가장 큰 장벽은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 희석 문제다. SK C&C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하더라도 합병법인에서 최 회장이 안정적 지분율을 확보하기는 아직까지 어려운 수준이다. 아울러 최 회장의 부재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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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SK와 SK C&C는 합병 추진 소문에 '부인' 공시를 냈다. 일부 언론에서 양측이 그동안 검토해왔던 합병을 마침내 본격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들어오면서 내놓은 답변이다. 미확정 정도가 아닌 "사실이 아니다"라는 강경한 반박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양측의 합병 가능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장 소식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들이 지속되고 있다. 최대주주의 직접 지분 소유시 이점과 SK C&C의 이익 모멘텀 우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오를지 등을 두고 합병 시점에 대한 저울질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 양측의 합병 얘기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SK그룹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이 SK C&C(지분율 32.92%)를 통해 ㈜SK(31.82%)→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띠고 있다. 지주사는 ㈜SK이지만 오너와 이곳을 이어주는 회사가 한 곳 더 존재하는 일명 '옥상옥' 구조의 지배구조다. 최 회장의 지주회사(㈜SK) 직접 지배지분은 0.02%에 불과하다.

SK그룹의 기형적 지배구조는 2003년 소버린과 경영권 다툼으로 적대적 M&A를 경험하면서 시작됐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나서면서 최 회장은 지배력 강화를 위해 SK C&C를 통한 지배구조를 짰다. 이는 편법 세습 여지나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SK C&C)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등 장기간 다양한 공격 대상이 됐다. ㈜SK와 SK C&C 합병을 통해 옥상옥 구조를 깨게 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온 이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양측의 합병은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직까지 SK C&C 기업가치가 ㈜SK와 비교해볼 때 충분히 올라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양쪽 모두 유가증권 상장사인만큼 합병은 법령(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합병시 최 회장의 지분율은 크게 희석될 수밖에 없다. 합병비율 때문이다.

합병시 예상 가능한 합병비율은 다양한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 최근 한 달간 ㈜SK의 평균주가는 16만4333원, SK C&C는 20만4929원이다. 일주일간 평균 종가는 각각 16만2500원, 21만5300원. 여기에 최근일 종가까지 고려해 합산한 평균가액은 SK 16만3278원, SK C&C가 21만910원이다. 합병비율은 SK와 SK C&C가 0.77대1로 적용 가능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SK C&C로 ㈜SK를 흡수합병한다고 가정하면 합병법인의 발행 신주는 2991만1254주, 총 주식수는 7391만1254주가 된다. 최 회장 보유 주식은 1646만6584주로 지분율은 22.28%대로 추락한다.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갖고 있는 SK C&C 주식(525만 주)을 고려하더라도 최 회장 우호지분율이 27%를 넘어서지 못한다. SK로 흡수합병을 단행해도 최 회장 지분율은 동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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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면 SK C&C의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최 회장에게 완벽한 합병 요건이 갖춰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의사결정권 확보 등을 위해 안정적으로 거론되는 지분율(약 35%)을 고려하면 ㈜SK와 SK C&C는 주가 차이가 보다 커져야 한다. 합병비율이 0.1대1, 즉 10배 이상은 나야 최 회장이 안정적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최 회장의 지분율이 이보다는 오를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현재 주가 차이로는 그리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합병에 나서려면 최 회장은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당장 수감 생활을 벌이고 있는 최 회장이 이 같은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SK C&C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받아놓고 있고, 파생상품투자 손실 등 개인 자산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무리해서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 합병에 나설 여지가 적다는 얘기다.

결국 최 회장 입장에서 합병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SK C&C 주가가 현재보다 크게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SK C&C가 기업가치를 보다 끌어올리기 위한 정지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과거 SK엔카를 계열사로부터 가져오고 최근 메모리 반도체 모듈 시장 진출까지 선언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다만 현재 사업영역으로 봤을 때는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공격적인 M&A에 나서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SK 주가가 하락하고 SK C&C 주가는 상승세를 타면서 합병에 대한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고려할 때 SK C&C는 고평가, ㈜SK는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향후 양측의 주가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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