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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가치평가 어려워졌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애풀·中업체 부상, 새로운 경쟁 환경"

박상희 기자공개 2015-04-28 17:54:04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2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를 계산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주식 전량 매도 배경을 밝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부사장은 펀드 설정 후 삼성전자 주식을 지난 2010년 최초 편입한 이래 5년 만인 지난해 10월 전량 처분해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22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최근 발간된 운용보고서(2014.10.18~2015.01.17)를 통해 "10년투자펀드(주식)가 삼성전자를 보유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현시점에서 기업 가치를 계산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먼저 삼성전자가 위대한 기업이라는 것을 전제했다. 삼성전자가 그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잘 찾아내 주주의 이익을 꾸준히 증가시키는 놀라운 실적을 보여줬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미래 기업 환경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를 계산하는 데 있어 치열한 경쟁이라는 변수를 분석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최근 시장 상황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대경쟁자인 애플은 'stay hungry'라는 스티브 잡스의 유훈에 충실하게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계속 공격하고 있고, 새로운 중국 추격자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치열한 경쟁이 마무리되는 국면이 아니라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주 가치 측면에서 냉정하게 판단하면 (삼성전자보다는) 다른 투자 대상에서 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부사장은 "이것이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하고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게 된 이유"라며 "아쉬움이 크지만 더 좋은 기회를 찾아내는 과정의 일부로 봐달라"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펀드는 지난해 10월 10% 정도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처분 대금을 현금성 자산으로 들고 있다. 경쟁펀드의 주식투자 비중이 100%에 육박하는 반면,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 펀드는 유동성 비율이 11%를 초과(지난 2월 초 기준)한다.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를 펀드 자산에 최초 편입한 건 2010년 무렵이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면서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밸류주식1호 펀드 내 삼성전자 편입비율은 2011년 말 최초로 5%를 초과한 이래 2013년 7월 한 때 20%를 웃돌았다. 운용보고서에는 이 같은 투자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가 다른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서 치열한 무한 경쟁 과정을 거친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 소수의 기업만이 살아남아 안정적인 이익을 누리는 것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노키아, 소니, 모토로라 등 경쟁사의 몰락을 이끌어내고, 애플과 함께 안정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지만 이번에도 잘해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진심으로 삼성전자를 응원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1조 원을 상회하는 대형펀드가 삼성전자 주식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여기에 더해 펀드 가입자들에게 전량 매도에 대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모습은 대단히 책임감 있는 모습이고, 다른 매니저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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