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UMA' 1조원 돌파의 의미 고객수익률 제고에 베팅…"타 금융사 벤치마크중"
이승우 기자공개 2015-05-06 09:25: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8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종합자산관리 계좌인 'POP UMA (Unified Managed Account: 이하 UMA)'가 가입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펀드나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그동안 삼성증권이 판매한 금융상품중 1조원을 넘긴 건 부지기수다. 하지만 UMA의 성공적인 안착은 삼성증권에게 다른 의미다. 새 수장인 윤용암 사장 사업전략의 핵심인 동시에 삼성증권이 향후 WM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잣대가 바로 UMA다. 의미를 더 부여하자면 삼성증권을 넘어 국내 WM 산업의 수수료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매매회전율 대신 고객수익률에 '베팅'
지난해 7월 도입된 'POP UMA' 계좌. 당시만 해도 삼성증권 고객들도 생소하게 봤고 또 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판매한 여러 상품에서 손실이 나자 삼성증권이 면피하기 위해 내놓은 고객 대응책 중 하나로 치부됐다.
하지만 윤용암 사장의 취임과 더불어 UMA는 빛을 발하고 있다. 고객수익률 우선을 취임일성으로 내세운 윤 사장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게 바로 UMA다. 금융상품의 회전율을 높여 금융회사 수익을 올리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늘려 수수료를 높이자는 게 UMA의 핵심이다. 상품 판매 수수료를 관리보수 차원으로 진화시킨 셈이다.
UMA A 타입과 B 타입 모두 연간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를 1.8%로 제한했다. A 타입은 수수료를 후취로 받기 때문에금융상품별 수수료가 매매회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B 타입 역시 계좌내 상품 회전율이 아무리 높아도 결과적으로 수수료의 상한선이 1.8%가 된다. UMA 계좌에 들어가는 금융상품은 별도의 클래스가 만들어져 수수료도 별도로 책정된다.
그동안 국내 WM 사업이 기존의 브로커리지식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마진 따먹기 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증권 UMA는 파격이다. 회전율이 아닌 고객의 자산을 불려 수수료 규모도 키우겠다는 건 고객의 이익과 금융회사의 이익을 일치시키겠다는 건 정도(正道)인 동시에 베팅이다. 고객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고객 신뢰를 되찾아 삼성증권이 WM 사업에서 재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인기 있는 상품을 팔고 또 조금만 지나면 또 다른 상품을 내세워 팔아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게 국내 PB 비즈니스의 현실"이라며 "UMA 계좌는 상품 판매보다는 포트폴리오를 통한 관리라는 측면이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POP UMA 기반 '모델포트폴리오'…관리보수 문화 가늠자
삼성증권 UMA 계좌의 기반은 모델포트폴리오다. 삼성증권은 고객에게 단품 위주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모델포트폴리오를 기본으로 한 PB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UMA 계좌가 모델포트폴리오를 기본으로 하지만 고객의 니즈에 따라 모델포트폴리오의 변화된 형태로도 운용이 된다.
삼성증권이 200여개에 달하는 금융상품 유니버스에서 해당 MP 유형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최종 MP 라인업을 구성한다. 삼성증권은 MP 대유형을 5가지로 나누고 개별 MP별로 주식 비중에 따라 D(Defensive)와 N(Neutral), A(Aggressive)로 세부 유형을 또 나눠놨다. 이렇게 나눈 세부 유형이 현재까지 총 11개다. 선별된 11개의 MP를 UMA의 기본으로 삼는 것이다. 고객 수익률이 곧 삼성증권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삼성증권이 MP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삼성증권이 UMA를 통해 관리보수 수취에 대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8월 도입된 POP UMA-관리보수형(C형)은 고객 수익이 6% 이상일 경우 그 수익의 15%를 삼성증권이 성과보수 방식으로 받게 된다. UMA A 타입과 B 타입에 비해 C 타입은 고객 수익이 많이 날수록 삼성증권 이익도 더 빠르게 늘어나는 방식이다. 대신 기본 수수료가 1%로 A타입과 B 타입에 비해 적다.
관리보수형 UMA는 아직 성과가 있다고 평가할 만큼 그 잔고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업계가 꿈꿔 왔던 성과보수 중심의 PB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증권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국내 전체 PB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성과 보수에 인색한 고객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숙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PB 비즈니스는 당장의 이익을 보자고 하면 결국 손님을 다 잃어버리게 된다"며 "수수료 제한과 성과보수 체계의 도입은 삼성증권의 장기적인 사업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PB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은 삼성증권의 전략을 항상 지켜본다"며 "삼성증권이 UMA를 성공시킨다면 다른 금융회사들도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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