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1조 부동산펀드, 롯데쇼핑과 차이점은 1200억 후순위투자로 안정성 보완…호텔·오피스 등 전용 가능
임정수 기자공개 2015-05-11 09:30:17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7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기존 부동산 매각과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이 지난해 조성한 부동산펀드와의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랜드가 직접 1200억 원의 후순위 투자를 실시해 원금회수 가능성을 높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주요 공제회를 중심으로 펀드 투자자 모집을 하고 있다. 현재 몇몇 공제회가 투자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남겨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우선 백화점과 아울렛 등 4개 부동산을 펀드에 매각하고 이랜드가 다시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다. 부동산을 매각한 이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 구조다. 추가로 7곳의 부동산을 펀드 자금으로 매입하고 다시 이랜드가 임차해 사용한다.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총 11군데 부동산을 펀드에 담아 운용하게 된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6000억 원 규모의 세일앤리스백 구조로 펀드를 조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롯데쇼핑이 조성한 펀드와의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랜드와 롯데쇼핑 모두 전체 펀드 자금의 60%를 은행과 보험회사 대출로 자금을 조성했다. 전체 펀드 규모 중 대출 규모를 나타내는 LTV가 60%로 설정됐다.
가장 큰 차이점은 나머지 40% 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이다. 이랜드는 직접 12%(1200억 원)어치의 후순위 투자를 하기로 했다. 나머지 28%(2800억 원) 규모의 중순위 투자자를 모집한다. 롯데쇼핑이 자체 투자 없이 40%(2400억 원)를 모두 후순위 투자자로 모은 것과는 다른 구조다.
이랜드의 후순위 투자는 원금 회수 불확실성을 보완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랜드가 5년 후 재매수(콜옵션 행사)하지 않을 경우 펀드는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다. 이 때 부동산 가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직접 후순위 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자 손실 우려를 줄였다.
또 콜옵션 행사 강제성을 높인 것도 차이점이다. 이랜드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5년 후부터 5년 단위로 임차료를 20% 씩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랜드 입장에서 임차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 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은 콜옵션과는 무관하게 매년 임차료를 조금씩 올려주는 구조로 투자자를 모았다.
또 이랜드는 부동산의 질(質)이 양호해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요인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매각 부동산은 다른 용도로 바꿔 사용하기 어려운 유통 할인점 건물이다. 롯데쇼핑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 펀드가 부동산을 매각하게 될 경우 좋은 가격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매수인이 할인점 사업자로 한정되는 특수 물건이라는 점 때문이다.
반면에 이랜드가 매각하고 개발할 예정인 건물은 모두 백화점과 아울렛 건물이다. 향후 부동산 매수인이 백화점과 아울렛 건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리모델링을 통해 오피스나 호텔로 전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도심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는데다 여러 용도로 전용할 수 있어 향후 매각 부담이 적다. 실제로 킴스클럽 야탑점은 오피스 빌딩(아미고 빌딩)으로 바뀌었고, 킴스클럽 수원점은 호텔(아비스 호텔)로 전환된 바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 단독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있어, 콜옵션을 행사해 2800억 원어치의 중순위 투자자에게 투자 원금을 돌려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부동산이 우량하고 중순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금리도 7%대로 높아 투자자 모집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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