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미래' SK이노베이션, 생존법 찾는다 [Company Watch]장기생존 위협 전망...정철길 "체질개선 마지막 해"
김익환 기자공개 2015-05-15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3일 11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를 '체질개선의 원년'으로 삼고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생존조차 어려울 수 있단 위기의식이 내부에 감돌면서, 정철길 사장(사진)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자산 팔고 빚 갚고 상장하고...재무구조 개선 역량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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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포항 저유소를 100억 원 안팎에 매각했고, 직영 주유소도 잇따라 매물로 내놨다.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도 유휴부지 매각공고를 내고 입찰에 참여한 예비후보자 5곳과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광구를 제외한 일부 비주력 해외사업도 매각을 타진 중이다.
빚도 줄여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는 지난 4월 만기도래한 1000억 원의 회사채를 현금상환했다. 1~2개월 간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던 SK이노베이션과 그 자회사들은 정철길 사장이 취임한 후부터 단 한차례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상장(IPO) 작업도 급물살을 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SK루브리컨츠 상장 안건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상장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고 이르면 오는 7월께에 상장작업이 마무리된다.
SK루브리컨츠의 실적이 예년 수준을 밑도는 현 시점에 상장하는 것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강행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의문부호를 달기도 했다. △자산매각 △차입금상환 △IPO를 비롯해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쏟는 것은 정 사장의 위기의식에서 비롯했다.
◇ "장기 생존 어렵다"...올해 체질개선으로 대비
정철길 사장은 "올해가 체질개선의 마지막 해"라는 생각을 임직원에게 여러차례 드러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부채비율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전사업부서에 비핵심자산 매각을 주문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유가급락으로 37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정제마진 등 시황이 좋아졌고 2분기 전망도 밝지만, 밝은 시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 지난해의 악몽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나경수 SK이노베이션 경영기획실장도 올해 2월 미디어세미나 자료를 통해 "아시아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정유사는 주요 제품 수입국들의 설비증설·수요감소로 가동량 유지가 어렵고 장기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원유 공급과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유 기업들이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위기위식은 아시아 국가들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끌어올린데서 비롯했다. 자급률 상승으로 역내 수출길이 막혀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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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정유사의 최대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일일 239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키로 했고, 휘발유 제품은 수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시장인 일본·호주는 내수 감소로 원유 수입폭이 꾸준히 줄어들 전망이다.
화학사업 전망도 암울하다. 주력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은 대대적인 증설작업에 따라 PX자급률을 현재 46.3%에서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철길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생존조차 어렵다는 인식에 따라 올해까지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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