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아픈 추억 '하이마트'…유통사업 恨 풀까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유경선 회장, 유통사업TF 구성 '총력전'.."사업 시너지 있다"
장지현 기자공개 2015-06-12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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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사진)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향후 사업구조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 때만 해도 재계에서는 유 회장의 말을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등 시멘트 업체에 대한 M&A(인수·합병)에 집중하겠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했다.
하지만 유 회장의 실제 속내는 '유통사업 재도전'이었다.
유 회장의 유통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의외라는 평가다. M&A의 귀재로 평가 받으며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두각을 드러낸 유 회장이지만 '하이마트 인수'로 인해 아픈 추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인수로 유통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자 했다. 하지만 하이마트 인수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재매각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때문에 그룹과 재계 안팎에서는 더 이상은 '유통사업'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로 유통사업 실패라는 오명을 씻고자 하는 유 회장의 재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견 기업 중 유력후보…재무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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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은 중소·중견 면세사업 후보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재무지표가 건전하고 투자여력이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가운데 경영상태 및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중요하다. 각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의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을 제출해야 한다.
유진기업은 경쟁 중견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커 자금적 여유가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도 유진기업은 재무지표상 문제가 될만한 사항이 특별히 없다.
먼저 이자보상배율과 자기자본비율은 표준치를 상회한다.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 1배, 2014년 1.04배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유진기업은 영업이익이 187억 원, 이자비용이 180억 원이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지금도 이자보상배율이 정상권 안에는 있지만 레미콘 사업 자체가 특성상 타 사업군에 비해 일단 이자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영업이익을 더 늘리고 이자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면세사업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자본비율 역시 2013년 50.8%, 2014년 54.9%로 표준비율인 50%를 넘겼다.
부채비율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2013년 96.7%, 2014년 82.1%로 14.6%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유동비율이 하락한 것은 아쉽다. 유진기업의 유동비율은 2013년 96.7%에서 지난해 82.1%로 14.6%포인트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사업은 막대한 투자가 들어감은 물론 대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단 안정적인 경영능력이 필수이며 유진기업은 중견 경쟁 업체 가운데 재무구조가 가장 견실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대기업 7개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비율은 150점이 배정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87억 원을 기록했고 기부금은 5억2378억 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8%였다. 지난해 대기업 7개 면세사업 후보자들의 평균 기부금 비율은 1.9%였다.
◇하이마트 악몽에도 '유통사업' 포기 못하는 이유는
유진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면세사업 진출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계열사인 유진기업의 경우 지난해 유통사업부문 조직을 별도로 만들었다. 지난 1일에는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권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2013년 하반기에 건자재 유통사업을 시작했고 이밖에 전반적인 유통사업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정식으로 꾸려진 유통사업TF팀을 통해 관련 사업들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그룹에서 영입한 구자영 고문 역시 유통사업TF팀에서 유통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구자영 고문은 1981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상품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롯데마트 중국총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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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 입장에서 유통사업은 뼈아픈 추억이다. 유진그룹은 2007년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오너인 유경선 회장이 선종구 전 하이마트 전 회장과 이면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법적 분쟁에 휘말린바 있다. 결국 유진그룹은 2012년 하이마트를 롯데그룹에 다시 매각했다.
그럼에도 유진그룹이 유통사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성장성이 높고 기존 레미콘 사업과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법적 분쟁은 있었지만 2007년 하이마트를 인수한 후 2011년까지 매출 규모를 2조 원이나 늘려 놓았다"며 "오래 전부터 유통사업의 성장성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더불어 하이마트를 키워놓은 경험까지 있다"고 밝혀다. 이어 "하이마트뿐만 아니라 유진그룹이 인수한 금융, 물류 기업들이 경영지표상 실패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이마트의 매출액은 2007년 1조4253억 원에서 2011년 3조4003억 원으로 4년 사이 140%가까이 늘었다.
아울러 유진그룹 측은 주력 사업인 레미콘이 유통사업과 연관성이 많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레미콘 사업이 제조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사실 레미콘 제조 자체에 큰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소비자(건설사)가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 문제없이 레미콘을 90분 내에 배달하는 것이며 따라서 물류, 재고관리 등이 중요해 유통사업과 유사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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